내면의 바닷가에 첨벙첨벙 던저 넣는다
우울한 세계, 새벽을 기다리며
또 모든 것이 리셋된 것처럼
우둑커니 앉아서 한참을 생각한다
모든 것을 가졌고
어느정도는 안정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무엇인가가 큰 문제가 생긴모양이다
길가에 서서 한참을 하늘을 바라보고
달리는 버스 안에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기도 한다
우리네 인간사가
이렇게 안스럽고 외로운지
문득 뒤를 돌아보니
나와 같은 이들이 수두룩하다
어찌할꼬
어떻게 할꼬
한참을 걸어왔는데도
아직도 돌베개를 베고 자는 듯한
아득함을 느낀다
인생의 뒤안길에서 다시 돌아보니
나는 여전히 뒤안길을 걷고 있었고
천둥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라고선
순간에 감각을 잊어버리길
매번이다
밤마다 꿈을 꾸고
새벽마다 식은땀을 흘린다
떠나간 이 힘들어하는 이
아파하는 이 고난속에 있는 이
지나간 역사에서 사라져간
얼굴들과 함께
기억해야할 이름들을 떠올리고
흐리멍턴한 눈빛을 다시 붙잡아서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어느순간 고요해지는 정신상태에서
한줄기 빛이
광선처럼 솓아난다
‘그럼 다시 해보자’
잠시 속도를 늦추고서
나의 위치를 확인하고서는
서서히 뛰다가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인생은 언제나 끝나는 것 같으면서도
사점을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몇번의 발자국도 한숨에
다다르게 되는 것 같더라
지금 이 슬픔이 허무함이
적막함이 외로움이
너와 나를 우리로
만날 수 있게 해준다면
나는 다시 고독의 이름으로
내면을 돌아보며
오늘도 돌베개를 베고선
선잠을 잘 수 있겠지
알수 없는 우울함이 올라오는 이밤
그 자체로 위안이 되는 이밤
야상곡을 들으며
괘념에 빠진다
다시 새벽이 비추고
빛이 비추어 올 때까지
나는 잠깐의 고립과
많은 시간의 고독을 즐기며
잘 던져보지 않는
인생의 질문들을
내면의 바닷가에
첨벙첨벙 던져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