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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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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r 18. 2016

철학과 인생

진리와 낭만이 춤추는 어느 시간에 서서

철학과 인생


철학의 가장자리에서

나는 고민을 시작했다


사람들이 왜 그런 고민을 하느냐고 묻길래

태어나면서 고민이 많았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돌이켜본 인생의 날들은

자유로운 날들보다는 속박의 날들이

풍요의 날들보다 빈곤의 시간들이 많았더라


환경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마르크스의 말도

방법론적 회의가 사람을 사람되게 한다는

코기토의 입김도 내게는 하나의 지나가는 말이었다


진실로 지금이라는 영원을 살아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하나밖에 없으니깐


지나간 인식들을 뒤로 한체

나는 오로지 나에게 주어진 인생의 고민을

하나하나 마주하고 있는 중이다


현실에서 이상한데 그냥 넘어가고

혹은 넘어가라고, 답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로 부터 어느정도의 독립성을 유지한체


내가 스스로 고민하고

스스로 탐구해보고

물어보고, 맛보고

경험해본 것으로

한번 살아보려고 하다보니


고민이 청소년기의 여드름처럼

덕지덕지

이쁘지도 않고, 예측할수도 없이 생긴다


라캉이 그랬다더라

인생에서 현실the real은

항상 우리의 현실에서 멀어진다고

우리가 인식세계로 들어가기 전에

그 현실이 존재하지만

우리는 상징체계 안에서 인식세계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절대로 그 현실을 만날 수 없다고

언어로 된 현실

상징으로 둘러쌓인 현실


그런데.

알랭바디우가 이야기한것처럼

갑짜기 시간이 횡단하고

통시적인 시간의 흐름이 순간 멈추고

환상적인 가로지름 가운데

공시적 현실이 열리는 때가 있다


갑짜기

인생의 진리가

섬광처럼 반짝거리고

사람들의 모든 인식체계가

길을 잃어버린 시간의 정점


현실이 오직 자신의

언어를 깨고

날것으로 걸어나올 때가 있다


그리고

어는 표현되지 못하는

수 많은 깨달음을

가슴에 던져 놓고 갈 때가 있다


가슴이 울리고

변연계가 공명하고


순간 말을 잃고

그 자리에서 한참을 서서

그 진리의 현존을 받아들이느라

헉헉

거렸던 때가 있다


고민들은 서로에게 질문하고

찰라의 경험을 서로 공유하여

하나의 깨달음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다시 고민은 더 큰 고민에게

말을 걸어가서


마침내 그것들이

하나의 지평에서 만나

동행하는 때가 있다


진리가 현실에서 춤출 때

인생은 낭만을 노래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가끔

누구도 표현할 수 없고

경험할 수 없는

낭만의 발걸음으로

걸을 때가 있다


우주의 수 많은 별들이

내게로 떨어지고

먼 바다의 파도소리가

가슴속에 메아리처 울릴 때


나는 다시 철학을 시작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어떻게 규정되는가

세계를 우리는 어떤 인식하는가


고민과 함께

질문과 함께


나는

구불구불한 인생의 오솔길에

직선의 걸음을 그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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