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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예술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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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Feb 24. 2020

투명인간

정보로만 이루어진 사람을 만난다

주어진 것들에게서 빠르게 정보만 낚아채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그것으로 자신의 앞길을 점치는 일을 한다


계속해서 쌓여진 정보의 탑에서는

쉽게 바깥으로 떨어져서 익사하는 일이 생긴다


옆에서 그 정보를 다 듣고 있는 이상,

반나절이 지나면 정신이 집을 나갈 것이다


신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투명인간의 내면 속에서는


빛나는 진리를 찾아볼 수 없으리

그 사람은 너무 투명한 내면을 자랑하면서


여기저기서 자신의 모자름

자신의 게으름과 실수와 귀찮음


때묻은 순진함 벽면에 칠하고선,

쩔어버린 미래의 꿈들을 밖에다 내다 버리니까


언젠간 빛나게 될 아픈 가시들을

투명하게 만들어서 자신의 의식에


하나도 거치는 것이 없도록

어떤 부정성도 없도록 만든다


그래서 그 사람은 항상 두뇌가 반쯤

두개골과 분리되어 있는 것과 같은 환상을 불러 일으키며


100데시벨이 넘는 자신의 목소리를

자신에게는 비밀인 상태에서 외친다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만져지는 것도, 의식에 다가오는 것도


모두다 투명하게 만들어버리기에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것을 싫어하고 좋아하는지

알고 싶지 않지만 알게 되어 버린다


그래서 쉽게 투명인간의 영혼의 무게는

점점 소수점을 찍어 간다


어디서라도 금방 증발해 버렸다가

잠시 주변의 기온이 내려가면 안개가 되는 정도.


그래서 그 투명인간은 쉽게 방전되어 버리고

깜짝놀라서 깨어난다


누군가가 주입시켜준 소비패턴으로

자신이 원하는지도 모르는 체로 구매하다가는


금방 질러서 또 다른 것들을 찾아나선다

보이는 것에서만 투명한게 아니라 담아놀 수 없는 투명한


그 사람은 분명히 투명인간이다

그래서 그는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서도 없다


의미가 발생하지 않는 신체와 언어에서

점점 자기 스스로도 의미를 내다가 버리기에


이 세상에서 아무도 그의 존재를 모르게 된다

자기 스스로도.


투명인간_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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