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기에 우리는 파시즘과 나치즘 등의 폭압적인 독재와 양차 세계대전 등 크고 작은 전쟁과 살육의 터널을 지나왔다. 아울러 오늘날의 세계 질서는 힘의 논리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인류가 자초한 폭력 앞에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는 우리에게 과연 역사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 헤르더는 인간의 감정과 이성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역사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헤르더의 주장은 인간을 중심으로 지구의 생성에서부터 근대 유럽 사회의 건설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에 체계적으로 접근한 최초의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헤르더의 역사철학은 인류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중요한 역사적 토양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인간 삶의 현장에 대한 발전적이고 통찰력 있는 헤르더의 역사 인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은, 세기를 넘어 이 시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을 마련해줄 것이다.
목차
역사 발전의 법칙 1. 인간성은 인간 본성의 목적이며, 신은 이 목적과 함께 인산 자신의 운명을 인간에게 위임했다.
2. 자연의 모든 파괴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존력에 자리를 내주어야 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전체의 형성에 기여해야 한다.
3. 인류는 문명의 다양한 단계를 다양한 형태로 거치도록 운명지어졌다. 그러나 인류 행복의 영속성은 오직 본질적으로 이성과 정의에 근거한다.
4. 내적인 자연 법칙에 따라, 이성과 정의는 시간이 지나면서 인류에게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고 영속적인 인간성을 증진시킨다
5. 현명한 선이 인간의 운명을 결정한다. 따라서 선의 뜻을 따르는 것보다 더 고귀한 가치나 더 영속적이고 순수한 행복은 없다
해제 - 헤르더의 역사 사상 1. 헤르더의 생애와 활동 (1) 시대적 배경 (2) 생애와 활동 (3)『인류의 역사철학에 대한 이념』에 대하여 2. 헤르더의 역사 사상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1) 보편주의 비판과 개체성 사상 (2) 발전 사상의 '진보적', '목적 지향적' 성격 (3) 헤르더의 역사 사상과 인간성 이념
요한 고트프리트 폰 헤르더 Johann Gottfried von Herder(1744 - 1803)
모룽겐이라는 작은 마을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헤르더는 어릴 때부터 문학, 신학, 철학에 관심이 많았다. 열여덟이 되던 1762년에 칸트의 강의를 듣고부터 지리학, 인류학, 비판적 연구에 흥미를 가지게 된 그는 칸트의 친구였던 하만을 통해 시와 평론을 본격적으로 접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문학에서 감정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해 여름 카톨릭 학교 보조 교사로 리가에 간 그는 이곳에서 목사이자 교사로서 활동한다.
그러다 스물셋에 첫 저서인『새로운 독일 문학에 대한 단편』을 집필한다. 이후 사회적 불만족과 왕성한 상상력으로 이제까지 간과해왔던 세계를 체험하기 위해 리가를 떠난다. 파리와 독일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면서 그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고, 교육, 철학, 문학, 종교의 미래를 위한 거대한 윤곽을 그려본다.
그리고 인류 역사의 기원, 진행 과정, 목표 등을 연구하기로 결심한다. 여행을 마치고 독일 뷔케부르크에 머문 그는 민족 문학과 관련된 새로운 문학 운동을 격려하고, 논쟁적인 종교 저작과 철학 저작을 발표한다. 이때의 활동은 질풍노도라고 불리는 독일 문학의 부흥을 알리는 운동의 서막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후 괴테의 도움으로 바이마르에 정착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는 모든 국가와 시대가 발견할 수 있는 인간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 문학의 도덕적 가치를 강조하게 된다. 동시에 칸트의 정신 과정의 분석적 분리는 물론 종교에 대한 위협, 그리고 인간은 근본적으로 악하다는 칸트의 견해를 비판한다.
헤르더의 역사철학, 중세에 대한 관심, 동양학, 언어에 대한 관심, 비교 문학 연구, 본능에 대한 강조, 민요 예찬, 비판적 방법 등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독일 사회를 연구하는 횔덜린, 장 파울, 노발리스, 슐레겔 형제들, 셸링, 헤겔, 슐라이어마허 등 많은 문필가들이 이러한 영향을 받음으로써 그의 영향력은 문학뿐만 아니라 독일의 철학 사상과 정치 사상, 동유럽의 국민성 발전에까지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