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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예술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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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y 20. 2016

하늘과 소풍

문득, 시인의 마음이 비처럼 내리는 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현실의 무개가 한웅큼

그 깊이를 더할 때


하늘을 쳐다 본다

바람이 흘러가는 구름 뒤에는


지나는 나의 과거도 있고

흘러간 우리의 역사도


새벽이 지나가고

뜨거운 태양이 뜨던

정오의 어느 여름날


더위가 머리끝까지 잠기는 중에도

작은 땀바울 등줄기를 타고 흐르면


살아있는 느낌

체온의 적당한 반응


덥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오는 중에

한 줄기 바람이 불어 간다


그럴 때면

이게 다 무엇인가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자꾸만 시큰거리는

과거의 어느지점


하늘빛을 담아내지 못하고

바다손길을 건내주지 못한

시간들이 내 발목을 잡는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가서,

아름다워다고 말하


가서,

아름답게 살았다고 말하리라


인생은 한 여름 밤의


가까스로 비탈길을

지나가는 마차처럼

멀리 사라져가지만


아름다웠던 기억은 항상

나를 하늘로 데려다 주니깐


별하늘과 산바람과

강나무들이

오늘도 나를 반겨주니까


나는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지


아름다웠다고 말해야지

삶이란 게

세상이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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