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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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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Sep 22. 2016

존재와 소유

시간과 공간의 대립에서

공간의 세계에 대한 지배력을 획득하는 것은

확실히 우리의 과업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우리가 공간의 영역에서

능력을 획득하다가


시간의 영역에 있는 모든 열망을

상실할 때 위험이 시작된다


시간의 영역에서는 소유가 아니라 존재가

움켜쥠이 아니라 내줌이


지배가 아니라 분배가

정복이 아니라 조화가 목표다


공간을 지배하고 공간의 사물을 획득하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관심사가 될 때 삶은 망가지고 만다


안식_아브라함헤셀




모든 싸움은 시간과 공간의 싸움이다

인생은 그 위의 어디쯤에 존재한다


물질문명이 만들어 놓은 공간의 화려함과 위대함이

시간의 소중함과 공평함을 압도하는 순간


인생은 사라지고 소유만 남고

진리는 사라지고 수사학만 남는다


인생을 예찬하는 사람들 중에도

시간의 소중함과 관대함이 아니라


공간의 아름다움과 웅장함만으로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 보이는 것들의 잔치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은 거지처럼 내어 쫓기기 마련이다


시간은 보이지 않으나

시간에서 존재가 태어나고 존재는 의미를 찾는다


권력도 명예도 재물도

공간의 그물 위에서 노는 것들이다


어떤 사람이 지혜롭다고 말할 때

그리고 우리가 현명하다고 감지할 때


그 깨달음과 그 감성은

항상 시간 위에 있다


우리의 인생을 지키는 것은 그래서

우리의 시간을 지키는 것이다


만약 시간을 소중히 여기면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


한 사람에게 집중하고

결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게 된다


일어나는 일들에서 인센티브를 찾으려고하기 보단

의미와 관계를 보게 된다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누구와 함께 있는가, 누구에게 배울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가족을 생각할 때

가족이 걸어온 역사로 위로와 기쁨을 느낀다


자신의 일을 대할 때 이 일이 얼마나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가를 놓치지 않게 된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시간의 축복은

물질문명 속에서도 유유히 은하수처럼 반짝이면서 흐른다


인생은 이러한 의미위에 집을 짓고

시간을 누리는 한 명의 노인과 같다


그래서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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