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앙코르와트를 거닐다
아침햇살이 따갑지만 오래된 건물의 흙개미들은
오늘도 부지런히 하루를 열어낸다
자연은 오늘도 자연스럽다
호수에 비친 하늘과 자연의 숨소리들은
900년 전 앙코르제국의 그림자를 생각나게 한다
3층은 신들의 세계, 2층은 왕들의 세계로
1층은 백성들의 세계로.
구성했던 고대인들의 정신에
나의 생각이 닿을 때
영원한 현재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고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꼬리를 문다
공간은 시간을 먹고 산다
시간은 흘러가고 머무르지 않는다
공간을 디디고 있는 사람들과 사물은
언제나 시간에 의해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멈춰진 것들과 움직이는 것들이
현실 속에서는 변증법적으로 하나가 된다
대성당들의 시대가 생각났다
인간과 문명은 동시대를 살아간다
세상 끝에 닿고 싶은 인간은
공간을 매개로하여 신들의 시간으로 진입하려했다
그리고 그 인간은 끝내 죽음을 맞이하면서
소유의 종말도 맞이하게 되는 비운이 결말이다
햇살은 여전히 따가웠고
역사는 여전히 자신의 여정을 떠난다
고대 크메르인들이 생각이 나의 생각어디쯤
닿게 되는 순간 나도 그 때로 돌아간다
400만명이나 모여 살았던 크메르제국
왕코르와트는 거대한 도시가 되어서
로마 못지 않은 호황을 누리게 된다
그리고 역시, 정치는 시작되고
많은 이들의 칼부림 끝에 왕이 등극한다
그 왕은 자신과 어머니를 위해서 이 성을 짓는다
앙코르와트를 뒤로 하고
걸어나오는 길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인간은 무엇인가, 역사는 무엇인가
하늘은 이렇게 파랗고 맑은데
우리의 마음은 왜 이리도 탁한가
나는 누구인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과거와 미래의 사이에서
어디로 걸어가야하는가
어떻게 영원한 현재를 맞이할까
복잡한 생각이 끝이 나지 않는다
종교사회학선집에서 막스베버의 이야기만.
'인간은 가치를 따라 산다
모든 가치들은 하나의 가치에 종속한다
그것은 종교적 가치이다
인간은 종교적 가치로 인생을 가늠한다'
앙코르와트를 뒤로 하고 나오는 길
나는 다시 나로 돌아와서
생각의 향연에 잠시
젖어본다
역사는 너무 많이 머물게 되면
현재의 자신을 실종시켜버리니까
다시 나의 생각은
현재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