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roduction에서 Nabatchi의 연구를 중심으로
공동생산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시민참여는 어떻게 늘어날 수 있을까? 시민참여는 어떻게 확대되어야 하는가? 그런데 정말 시민참여는 중요한가? 이렇게 질문을 던지고 보면 공동생산에 대해서 여러가지 의문들이 든다. 공동생산은 무엇인고, 공동생산은 어디까지이고, 누가 참여하는가?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으면 이미 고민을 하고 그것을 연구로 진행한 사람들이 있다. 오늘은 그 시간을 가져볼 것이다. 특히 아래 3가지의 논문을 찾아볼 것이다. 이를 통해서 시민들이 정부와 함께 공동으로 생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감을 잡고, 더 나아가서 활용해보는 것까지 가보자.
오늘의 출처
* Nabatchi, T., Sancino, A., & Sicilia, M. (2017). "Varieties of Participation in Public Services: The Who, When, and What of Coproduction", Public Administration Review.
* Bovaird, T. (2007). "Beyond Engagement and Participation: User and Community Coproduction of Public Services", Public Administration Review.
* 권향원, 윤영근. (2019). "공공문제해결을 위한 정책공동생산의 개념적 이해 및 사례의 유형화 연구", 한국행정학보.
현대 공공 행정의 패러다임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던 시대를 지나 시민과 함께 가치를 만드는 공동생산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티나 나비치는 공동생산을 공공 부문 행위자와 일반 시민이 협력하여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으로 정의한다. 이는 단순한 민원 해결이나 행정 참여를 넘어 시민을 서비스의 수혜자가 아닌 능동적인 파트너로 재정립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변화는 복잡해지는 사회 문제를 정부의 한정된 자원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상호의존성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공동생산은 현대 거버넌스의 민주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적 도구로 평가받는다. 본 글에서는 공동생산의 개념적 범위와 유형, 그리고 한국적 맥락에서의 실천 원칙을 체계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미사여구를 배제하고 공유된 논문들의 핵심 이론과 시카고 방범 순찰 및 청년 숙의예산 등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공동생산이 성공하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은 참여 주체의 자발성과 상호 보완적인 역량의 유기적인 결합에 있다. 나비치는 법적 의무에 따른 납세나 배심원 참여 등 강제적 성격이 짙은 활동은 진정한 의미의 공동생산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민의 내재적 동기가 발휘될 때 비로소 서비스 현장의 구체적인 지식과 전문가의 기술적 역량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보베어드는 전문가와 사용자의 긴밀한 상호작용이 서비스 성과를 결정짓는 핵심 기제임을 역설하며 협의의 공동생산 개념을 제시한다. 이러한 이론적 토대는 청년 숙의예산과 같은 실제 정책 현장에서 참여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서론에서는 이러한 공동생산의 본질적 속성을 이해하고 정책 주기 전반에 걸친 유기적 연결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제 본론을 통해 공동생산의 주체와 단계, 그리고 한국적 사례의 유형화와 실천 원칙을 상세히 논한다.
나비치가 제시한 참여 주체(Who)에 따른 세 가지 수준 중 개별적 공동생산을 먼저 살펴본다. 이는 공공 행위자와 개별 시민이 일대일로 협력하여 특정 개인의 편익을 창출하는 가장 기초적인 형태다. 학생이 교사와 함께 개별 학습 계획을 세우거나 환자가 의사와 치료법을 논의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여기서 시민은 서비스의 직접적인 사용자로서 자신의 경험과 정보를 제공하여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 전문가인 공무원은 시민의 개별적인 욕구를 파악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관계는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의 지식 격차를 메우고 서비스의 적합성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개별적 수준의 협력은 시민 개개인이 공공 서비스의 주인임을 체감하게 하는 중요한 시작점이다.
다음으로 특정 집단이나 커뮤니티가 참여하는 집단적 공동생산의 특성을 분석한다. 이는 공통의 관심사나 특성을 공유하는 시민 그룹이 공공 행위자와 협력하여 집단의 혜택을 만드는 형태다. 발달장애 아동의 부모들이 학교 관리자와 협력하여 특수 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집단적 수준에서는 개별 참여보다 더 조직적인 자원 동원과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특징이 있다. 참여자들은 상호 부조의 원리에 따라 서로를 돕는 동시에 정부의 정책 집행에 실질적인 파트너로 개입한다. 이러한 협력은 특정 사회적 약자 집단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여 형평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집단적 공동생산은 공동체 내부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 부수적 효과도 거둔다.
지역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집합적 공동생산의 의미와 사례도 중요하다. 이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공공 가치 창출을 위해 정부와 협력하는 가장 광범위한 수준이다. 주민참여예산제나 지역 환경 관리 방안 수립에 다수의 주민이 참여하는 활동이 여기에 포함된다. 집합적 수준에서는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보다 공동체 전체의 공익이 최우선적인 가치로 설정된다. 대규모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공공 기관은 투명한 정보 공개와 공정한 참여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 시민들은 숙의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최선의 정책 대안을 함께 도출한다. 이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 사회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자치 역량을 강화한다.
이러한 참여 주체별 유형화는 정책 설계에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정책 입안자는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성격에 따라 어떤 시민 주체를 파트너로 설정할지 결정해야 한다. 개별적 접근은 서비스의 정밀도를 높이지만 사회적 파급력은 집합적 접근보다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반면 집합적 접근은 민주적 정당성은 높으나 이해관계 조정에 막대한 시간과 행정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나비치는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적절한 주체 설정이 공동생산의 성패를 가른다고 주장한다. 주체에 따라 필요한 인센티브의 종류와 소통 방식도 차별화되어야 실질적인 참여가 일어난다. 결국 주체별 유형화는 복잡한 정책 현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틀이다.
서비스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정하는 공동의뢰(Co-commissioning) 단계를 먼저 분석한다. 이는 "무엇이 가장 시급한 문제인가"를 정부와 시민이 함께 결정하는 전략적 기획 단계다. 주민참여예산제에서 주민들이 예산 투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투표 과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통적인 행정에서는 공무원이 통계에 의존해 의제를 정했으나 공동의뢰는 시민의 체감을 우선한다. 시민의 현장 지식이 반영됨으로써 정책의 시급성과 적절성이 동시에 확보되는 장점이 있다. 이 단계에서의 참여는 시민에게 정책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강력한 효능감을 부여하는 계기가 된다. 공동의뢰가 잘 이루어져야만 이후의 설계와 실행 단계에서 시민의 지속적인 협조를 얻을 수 있다.
이어지는 단계는 서비스의 구체적인 내용과 전달 방식을 설계하는 공동설계(Co-design)다. 공동의뢰에서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수단과 기능을 도입할지 시민과 함께 구상한다. 청년 숙의예산에서 청년들이 직접 정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예산 항목을 구성하는 활동이 이에 해당한다. 전문가는 법적·예산적 타당성을 검토하고 시민은 실제 사용자로서의 불편함과 창의적 대안을 제시한다. 이러한 협업은 공급자 중심의 경직된 설계를 탈피하여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만드는 기반이 된다. 설계 과정에 깊이 개입한 시민은 해당 서비스에 대해 높은 수준의 심리적 주인 의식을 갖게 된다. 공동설계는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전문가와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청사진을 그리는 과정이다.
현장에서 서비스를 직접 수행하고 전달하는 공동실행(Co-delivery)의 사례도 핵심적이다. 시카고의 방범 순찰 사례처럼 시민과 경찰이 함께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 순찰을 도는 활동이 정석이다. 경찰의 법적 권한과 시민의 지역 정보가 결합하여 치안 서비스의 정밀도와 예방 효과를 높인다. 시민은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서비스 생산의 주체로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직접 투입한다. 이 과정에서 시민과 공공 부문 사이의 신뢰가 구축되며 사회적 자본이 실질적으로 축적된다. 공동실행은 정부의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는 경제적 효과와 시민권 강화라는 사회적 효과를 동시에 낸다. 현장에서 땀 흘리는 협력은 공공 서비스에 대한 시민의 지지와 수용성을 극대화하는 동력이 된다.
마지막 단계로 서비스의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피드백하는 공동평가(Co-assessment)가 있다. 제공된 서비스가 원래 목적을 달성했는지,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어떠한지를 시민의 시각에서 점검한다. 시민 모니터링단이 노후 주거 시설의 개선 상태를 확인하거나 정책의 성과를 측정하는 활동이 포함된다. 전문가의 정량적 평가가 놓치기 쉬운 정성적인 변화와 현장의 반응을 포착하는 데 유리하다. 평가 결과는 다시 다음 정책 주기의 의뢰와 설계 단계로 환류되어 서비스 개선의 근거가 된다. 나비치는 이 네 단계가 끊임없이 순환하는 전과정성이 확보될 때 진정한 공동생산이 완성된다고 본다. 전 과정 참여는 시민을 정책의 전 생애주기를 책임지는 진정한 파트너로 격상시키는 원칙이다.
보베어드가 제시한 협의의 공동생산 개념과 그 실천적 배경을 심층 고찰한다. 보베어드는 공공 서비스 전문가와 사용자가 서비스 전달 접점에서 맺는 상호작용에 집중한다. 이는 정책 기획이나 평가보다는 실제 서비스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순간의 협력에 초점을 맞춘다. 모든 단계에 시민을 참여시키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인 자원 한계를 고려한 접근이다. 행정 기관 입장에서는 관리 범위를 좁힘으로써 실행의 구체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범위가 명확할수록 전문가와 시민 사이의 역할 분담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용이해진다. 협의의 개념은 공동생산을 거대 담론이 아닌 실질적인 서비스 전달 모델로 정착시키는 데 기여한다.
실행 단계 중심의 공동생산은 즉각적인 서비스 질의 향상을 가져온다는 특징이 있다. 서비스 사용자가 생산 과정에 참여하면 본인의 욕구에 가장 부합하는 형태로 서비스가 전달된다.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제공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의 미스매치를 현장에서 즉시 수정한다. 시민의 노동과 시간이 결합되어 정부 단독 공급 시보다 더 풍부한 서비스 자원이 확보된다. 예를 들어 도서관 운영에 시민 사서가 참여하면 운영 시간이 연장되거나 맞춤형 도서 추천이 가능해진다. 이는 투입 대비 산출을 극대화하려는 행정의 효율성 원칙과도 부합하는 결과다. 사용자의 직접 투입은 서비스의 결과물인 임팩트를 더욱 가시적이고 실질적으로 만든다.
협의의 범위 설정은 참여 시민의 효능감과 피로도 관리 측면에서도 유용하다. 정책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시민에게도 상당한 시간적·지적 부담을 주는 고된 노동이다. 반면 자신이 직접 혜택을 입는 실행 단계에만 집중하면 참여의 문턱이 낮아지고 접근성이 좋아진다. 시민은 자신의 노력이 서비스의 변화로 즉각 나타나는 것을 목도하며 빠른 성취감을 느낀다. 이러한 효능감은 시민이 향후 더 높은 단계의 참여로 나아가게 하는 심리적 발판이 된다. 행정력 소모를 줄이면서도 시민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적 선택지가 바로 협의의 모델이다. 다만 이 단계에서도 시민이 도구적으로 동원되지 않도록 대등한 관계 설정이 필수적이다.
보베어드의 관점에서 협의의 공동생산이 갖는 한계와 보완 방향도 정리한다. 실행에만 치중할 경우 정책의 근본적인 목표 설정이나 설계 과정에서 시민의 목소리가 소외될 수 있다. 이는 자칫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시민에게 떠넘기는 '책임 전가'라는 비판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 보베어드 역시 실행 중심 모델이 성과를 내려면 기획 단계의 민주적 정당성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인정한다. 따라서 협의의 모델을 쓰더라도 시민을 '보조자'가 아닌 '공동 결정자'로 인식하는 문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전문가의 권위주의를 내려놓고 시민의 현장 전문성을 존중하는 관계의 재설정이 핵심이다. 협의의 접근은 실용성을 확보하되 민주적 가치를 잃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이 요구된다.
공동생산 과정에서 강력하게 발현되는 이케아 효과의 심리학적 기제를 고찰한다. 이케아 효과는 사람들이 스스로 노력을 투입해 만든 결과물에 대해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현상이다. 공공 서비스 역시 시민이 기획이나 실행에 직접 참여하면 그 정책을 '우리의 것'으로 인식한다. 단순히 서비스를 소비할 때보다 참여를 통해 완성했을 때 얻는 정서적 보상과 애착이 훨씬 크다. 이러한 심리적 주인 의식은 정책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고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기초가 된다. 시민은 자신이 참여한 서비스의 성공을 위해 이후에도 자발적인 협조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이케아 효과는 공동생산이 왜 단순히 비용 절감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지 설명해준다.
청년 숙의예산 사례를 통해 참가비와 자발성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청년들이 참가비 없이는 참여하지 않으려 하는 현상은 초기 동기부여의 문턱을 보여준다. 숙의 과정은 고도의 집중력과 시간을 요구하는 노동이기에 이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은 공정의 문제다. 나비치는 자발성을 강조하지만 현장의 경제적 유인은 참여의 형평성을 높이는 장치로 작동한다. 참가비는 청년들이 정책이라는 가구의 박스를 뜯고 조립을 시작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유인책이다. 일단 과정에 진입하여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을 경험하면 경제적 유인은 점차 약해진다. 대신 자신이 만든 정책에 대한 자부심과 사회적 효능감이라는 내재적 동기가 그 자리를 채운다.
인센티브가 자발적 참여를 훼손하지 않고 마중물이 되게 하는 설계 방안도 중요하다. 보상은 단순한 '일당'이 아니라 시민의 민주적 노동에 대한 '사회적 가치 보상'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참여자들이 단순히 돈 때문에 온 '알바생'이 아닌 '정책 파트너'라는 인식을 갖도록 교육과 대우가 병행되어야 한다. 숙의 과정에서 참가비 이상의 가치 있는 경험과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들이 제안한 의견이 실제 예산으로 편성되어 집행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러한 피드백은 비자발적 동기로 시작한 참여를 진정한 공동생산의 주체로 성장시키는 핵심이다. 인센티브는 참여를 위한 도구일 뿐 공동생산의 본질인 주인 의식을 대체할 수 없다.
이케아 효과가 극대화되는 '완성'의 경험과 그 환경 조성을 끝으로 강조한다. 이케아 효과는 조립에 성공했을 때만 나타나며 실패하거나 중단되면 오히려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 따라서 공공 기관은 시민의 참여가 실질적인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밀한 퍼실리테이션을 제공해야 한다. 참여 과정이 너무 복잡하거나 관료적이면 시민들은 효능감을 느끼기도 전에 지쳐 포기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시민의 아이디어를 정책 언어로 번역해주고 실행 가능성을 높여주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시민이 자신이 만든 정책이 세상에 나오는 '완성의 기쁨'을 맛보게 하는 것이 공동생산의 정점이다. 이러한 성공 경험은 시민을 평생의 공공 파트너로 만드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된다.
권향원·윤영근의 연구를 중심으로 한국의 정책공동생산 유형화와 분석 틀을 살핀다. 이들은 한국의 다양한 거버넌스 사례를 '참여 시점'과 '참여 성격'이라는 두 축으로 분류한다. 정책결정 단계에서의 협력인 공동설계와 정책집행 단계에서의 공동실행 사례를 구분하여 분석한다. 또한 정부 주도의 보완적 협력과 대등한 관계의 협력적 공동생산으로 상호작용의 질을 평가한다. 이 연구는 한국적 맥락에서 공동생산이 단순한 행정 보조를 넘어 진정한 거버넌스로 가고 있는지를 묻는다. 유형화 작업을 통해 각 사례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도출하는 학술적 토대를 마련한다. 이는 파편화된 참여 사례들을 체계적인 정책 이론의 틀 안으로 끌어들이는 시도다.
정책공동생산의 성공을 위한 6가지 핵심 속성 중 전과정성, 균형성, 자발성을 논한다. 전과정성은 정책 주기 전체에 걸친 참여를, 균형성은 정부와 시민의 수평적 파트너십을 의미한다. 자발성은 외부 압력이 아닌 시민의 내재적 동기에 기반한 참여를 뜻하는 가장 본질적인 요소다. 이 세 가지 속성은 공동생산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기초 체력과도 같다. 어느 하나라도 결여되면 공동생산은 정부의 일방적인 동원이나 형식적인 요식 행위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권향원·윤영근은 특히 관료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역할의 균형성이 무너지기 쉬움을 경고한다. 시민에게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배분하는 결단이 공동생산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이다.
상시성, 책임성, 지속가능성이라는 운영적 측면의 속성들도 고찰이 필요하다. 상시성은 이벤트가 아닌 일상적인 소통 채널의 유지를, 책임성은 결과에 대한 공동의 부담을 뜻한다. 지속가능성은 정권이나 단체장의 교체와 상관없이 제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문화를 의미한다. 책임성이 담보되지 않은 권한 부여는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으며, 상시성이 없는 참여는 현장의 목소리를 왜곡한다. 한국의 사례들 중 많은 수가 단발성 행사로 끝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법적·제도적 근거 마련과 함께 참여 예산의 안정적 확보가 필수적이다. 운영적 속성들은 공동생산이 단순한 구호를 넘어 실효성 있는 정책 수단으로 작동하게 하는 장치다.
마지막으로 연구가 제시하는 한국형 정책공동생산의 미래 방향과 시사점을 정리한다. 권향원·윤영근은 공동생산을 정부 중심의 공급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거버넌스의 혁신 도구로 파악한다. 단순한 서비스 개선을 넘어 시민권 강화와 민주주의의 성숙이라는 규범적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 조직의 폐쇄성을 깨고 시민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조직 문화의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 시민들 역시 권리만큼이나 책임감을 갖고 정책 과정에 임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6가지 속성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공동생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연구의 통찰은 한국 사회가 더 건강한 거버넌스로 나아가기 위한 실천적인 이정표를 제공한다.
오늘 논의를 종합하면 정책공동생산은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민주주의를 고양하는 양면의 가치를 지닌다. 나비치와 보베어드의 이론은 공동생산의 주체와 단계를 체계화하여 행정의 관리 가능성과 실현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권향원·윤영근의 연구는 한국적 맥락에서 이 이론들이 어떻게 실천되어야 하는지 6가지 핵심 원칙을 통해 명확히 제시했다. 이케아 효과와 인센티브의 관계 설정은 청년 등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세밀한 설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공동생산은 단순히 정부의 일을 시민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자원을 결합해 더 큰 가치를 만드는 과정이다. 시카고 순찰이나 숙의예산 사례는 시민을 파트너로 대우할 때 나타나는 실질적인 변화를 증명한다. 결론적으로 공동생산은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행정의 영혼을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이러한 전환은 공공 서비스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자본을 축적하는 길이다.
향후 정책 공동생산이 현장에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인식의 변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참여의 전과정성을 보장하되 시민의 피로도를 고려한 유연한 단계별 설계가 도입되어야 한다. 초기 참여를 유도하는 인센티브는 효능감이라는 내재적 동기로 전이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전문가인 공무원은 권위주의를 내려놓고 시민의 현장 지식을 존중하는 '촉진자'로서의 역량을 길러야 한다. 시민들 또한 자신이 직접 설계하고 실행한 정책에 대해 책임감을 갖는 주체적인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6가지 핵심 속성이 살아 숨 쉬는 공동생산은 우리 사회의 해법 없는 난제들을 해결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오늘 살펴본 다양한 논문과 사례들은 이러한 거버넌스 혁신의 여정에서 길을 잃지 않게 돕는 든든한 등대가 된다. 결국 우리는 함께 고민하고 함께 만드는 과정을 통해 더 안전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