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으로 미래정부 구상 시나리오 만들기

기본소득과 정책실험 사이에서

by 낭만민네이션

매주 3번씩 국정전문대학원에서 행정학과 거버넌스 그리고 행정계량분석을 배운다. 배우면 배울수록 그 전의 논의와 연결되어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최대한 아이디어가 생각나는 대로 남겨놓고 나중에 논문으로 써야겠다. 오늘은 수업이 끝나고 교수님과 세제개편과 기본소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앞으로 더 생각을 구체화해야겠다. 일단은 아이디어를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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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기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인류에게 전례 없는 풍요를 약속하지만, 동시에 노동의 종말과 소득 양극화라는 심각한 사회적 위협을 동반한다. 전통적인 노동 중심의 소득 분배 구조가 해체됨에 따라, 미래 정부는 모든 시민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소득' 도입과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재원 발굴'이라는 구조적 전환점에 서 있다.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정부는 시장을 관리하는 역할을 넘어 부의 재분배를 위한 적극적인 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제4차 산업혁명의 파도 속에서 공동체의 해체를 막고 인본주의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기본소득의 세 가지 시나리오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로봇세, 디지털세, 데이터세의 도입 방안, 그리고 정책 실험과 미래 정부의 형태를 논하고자 한다.


미래 정부가 마주할 도전은 재정적인 문제를 넘어 시민의 권리와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기술 발전에 따른 이익이 특정 자본가나 플랫폼 기업에만 집중될 경우 사회적 불평등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새로운 조세 체계를 통해 기술 혁신의 결과를 사회 전체로 환산하고, 다시 시민들에게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이는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이 주장한 '제2의 기계 시대'에서 인간이 기계와 공존하며 번영하기 위한 필수적인 행정적 토대가 된다. 미래의 정부는 과거의 복지 국가 모델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인공지능이가 지배하는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통치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할 시점에 도달해 있다. 오늘은 재원마련으로서 3기지의 세제도입과 함께 그간에 연구해온 온톨로지 시스템에 연결해보는 작업을 해보려고 한다.



1. 기본소득의 3가지 실행 시나리오


기본소득은 필립 판 파레이스(Philippe Van Parijs)가 주장한 '실질적 자유'를 모든 시민에게 부여하기 위한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다. 여기서는 3가지 정도의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첫 번째 시나리오인 완전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에게 조건 없이 인간다운 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금액을 지급하는 혁신적인 방식이다. 이는 기존의 복잡한 선별 복지 체계를 통폐합하여 행정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복지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하는 효과를 거둔다. 하지만 막대한 국가 예산이 소요되므로 조세 제도의 전면적인 개편과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는 가장 도전적인 모델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인 부분 기본소득은 생계비의 일부만을 보편적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부족분은 기존의 선별적 복지나 근로를 통해 충당하는 형태다. 이는 재정적 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어 많은 국가가 도입 초기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하는 과도기적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부분 기본소득은 시민들에게 최소한의 경제적 안전판을 제공함으로써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로운 도전이나 창업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노동 유인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서도 급격한 경기 변동이나 실업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하는 유연한 방어벽 역할을 수행한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특정 연령대나 계층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는 범주형 기본소득으로, 한국의 청년수당이나 아동수당의 확장된 형태라 볼 수 있다. 이는 저출산, 고령화, 지역 소멸 등 당면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과 결합하여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예를 들어 청년층에게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취업 준비 기간의 경제적 고통을 분감하여 장기적으로 국가의 인적 자원 경쟁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범주형 모델은 전면 도입 이전에 특정 집단에서의 효과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어 정책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다.


기본소득의 도입은 단순한 현금 복지를 넘어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가치를 재정의하는 철학적 전환을 내포하고 있다. 안소니 앳킨슨(Anthony Atkinson)은 자본의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을 앞지르는 상황에서 공공 지분(Public Equity)을 통한 분배가 필수적임을 역설하였다. 기본소득은 기술 혁신의 성과가 모두의 것이라는 공통부(Commons)의 원리에 근거하며, 이는 시민들이 생존의 위협에서 벗어나 자아실현에 집중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시나리오들은 기술 중심 사회에서 인간이 소외되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필수적인 제도적 장치가 된다.


한창 기본소득이 회자될때 나왔던 시나리오들


2. 미래형 조세 체계를 통한 예산 마련 방안


기본소득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빌 게이츠(Bill Gates)가 제안하여 큰 파장을 일으켰던 로봇세 도입이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다. 로봇세는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자동화 설비에 세금을 부과하여 기술 발전으로 소외된 노동자들을 돕고 재훈련 비용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비용 상승이 발생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구매력을 갖춘 소비층을 유지함으로써 시장 전체의 붕괴를 막는 상생의 도구가 된다. 로봇세는 기술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교하게 설계되어야 하며 생산성 향상의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는 기준이 된다.



두 번째 재원 마련 방안인 디지털세는 국경을 넘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거대 플랫폼 기업(Big Tech)을 타깃으로 하는 현대적인 과세 체계다. 과거의 법인세 체계가 물리적 사업장을 기준으로 했다면, 디지털세는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국가의 과세권을 인정하여 조세 회피를 원천 차단한다. 이는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다국적 기업들이 각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 함으로써 국가 재정을 확충하는 통로가 된다. 디지털세의 안정적인 정착은 글로벌 조세 격차를 해소하고 각국 정부가 기본소득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세 번째로 주목받는 데이터세는 기업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가치를 창출할 때 그 데이터의 원소유주인 시민들에게 배당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데이터는 현대의 원유'라는 비유처럼, 데이터 생산의 주체인 개인들이 자신의 정보 가치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배당금 형태로 돌려받는 논리적 근거가 된다. 이는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거대 테크 기업의 데이터 독점을 완화하고 부의 편중을 막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한다. 데이터세는 디지털 경제 체제에서 새로운 공공 자원을 발굴하는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으며 기본소득 재원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로봇사용량은 로봇세의 가능성을 말해준다


이러한 신규 세목들은 탄소세나 토지보유세 등 기존의 교정적 조세들과 결합하여 더욱 강력한 재정 기반을 형성하게 된다. 조지이즘(Georgism)의 현대적 변용이라 할 수 있는 토지 가치세는 공유 자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모두에게 나누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본소득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정부는 로봇세와 디지털세 등으로 확보된 재원을 투명하게 관리하여 국민들이 세금 납부의 효능감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결국 미래형 조세 체계는 단순한 징수를 넘어 기술적 진보가 사회 전체의 복리 증진으로 연결되도록 만드는 경제적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3. 정책 실험을 통한 실행력 검증과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제도의 안착을 위해서는 가이 스탠딩(Guy Standing)이 강조한 바와 같이 실제 현장에서의 정밀한 정책 실험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무작위 통제 실험(RCT)은 특정 지역의 주민들을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어 기본소득 지급 전후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추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현금 지급이 노동 의욕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검증하고, 오히려 삶의 만족도와 건강 수준이 향상되는 긍정적 지표를 확보할 수 있다. 정책 실험은 막연한 공포나 이념적 편향을 배제하고 오직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인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핀란드에서 시행된 2년간의 기본소득 실험 결과는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에게 귀중한 시사점을 제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실험에 참여한 실직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정신적 건강이 개선되었으며, 복잡한 실업 급여 증명 절차가 사라짐에 따라 구직 활동에 더욱 전념할 수 있었다. 캐나다 온타리오나 미국의 스톡턴시 등에서 진행된 소규모 실험들 역시 기본소득이 빈곤 완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러한 해외 사례들의 성공과 실패 요인을 분석하는 벤치마킹 과정은 한국 실정에 맞는 한국형 기본소득 모델을 정립하는 데 필수적이다.



세금 징수 측면에서도 로봇세와 데이터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시범 운영이 행정 구역 단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특정 산업 단지를 대상으로 자동화 설비 도입에 따른 과세 모델을 적용해보고 기업의 경영 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세수 확보 규모를 미리 측정하는 것이다. 데이터세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와 가치 산정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투명한 세정 시스템을 구축하여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이러한 기술적 실험은 새로운 조세 제도가 도입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혼란을 최소화하고 징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밑거름이 된다.


정책 실험의 최종 목적은 단순히 데이터를 얻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중의 불신을 해소하고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있다. 실험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들이 제도의 실익을 직접 확인하고 공론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해관계자인 기업과 노동계, 학계가 참여하는 정책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갈등 요소를 사전에 조율하고 상생의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결국 철저하게 검증된 정책 실험은 기본소득과 혁신 조세라는 낯선 항로를 향해 나아가는 정부에게 가장 믿음직한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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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래 정부의 형태와 시나리오별 융합 모델 만들기


미래 정부의 형태는 기술 수용 방식에 따라 달라지며, 첫 번째인 플랫폼 기반 지능형 정부는 효율적인 맞춤형 행정을 지향한다. 이 모델에서는 초정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계층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범주형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기민함을 보여준다. 재원 마련을 위해 데이터세를 주된 수단으로 활용하며, 공공 데이터 포털을 통해 기업이 창출한 수익의 일부를 시민들에게 직접 환원하는 시스템을 갖춘다. 이는 관료주의의 경직성을 탈피하고 디지털 기술을 통해 시민의 수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서비스 중심의 정부라 할 수 있다.


두 번째인 공유 경제형 협치 정부는 기술이 창출한 부를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는 공동체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평등 모델이다. 이 정부는 로봇을 포함한 자동화 생산 수단을 사회적 공유 자산으로 간주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완전 기본소득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봇세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자본의 독점을 막고 노동 시간이 줄어든 시민들이 지역 공동체 활동이나 예술, 교육에 참여하도록 독려한다. 시민들은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디지털 민주주의'를 통해 기본소득의 운용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며 사회적 연대를 강화한다.


세 번째인 유연한 안전망 구축 정부는 기존 시장 경제의 역동성을 유지하면서 기술 실업의 충격을 완화하는 데 집중하는 실용적 모델이다. 디지털세와 기존 법인세를 혼합하여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고, 부분 기본소득을 통해 시민들이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 기업에는 혁신의 자유를 부여하되 실직한 노동자에게는 강력한 재교육 서비스와 소득 보전을 제공하여 사회적 이동성을 보장하는 안전망을 구축한다. 이 모델은 변화에 대한 저항을 줄이면서 점진적으로 기본소득 체제로 이행하려는 국가들에게 적합한 안정 지향적 형태다.


미래 정부는 이러한 모델들을 자국의 문화적 배경과 경제적 특성에 맞춰 독자적으로 진화시키며 상호 보완적인 체계를 완성해 나간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기술이 도입된 플랫폼 정부 모델에서는 운전 노동의 종말에 대비해 데이터세로 마련된 기금을 운송 노동자들의 전직 지원금으로 우선 배정할 수 있다. 어떤 형태의 정부든 핵심은 기술 발전이 소수의 독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행복으로 이어지도록 제도적 징검다리를 놓는 것에 있다. 미래 정부는 로봇세와 데이터세라는 혁신적 세원과 기본소득이라는 보편적 권리를 결합하여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국가 표준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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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정부의 방향은 시혜적인 복지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기술 발전의 혜택이 자본가에게만 집중되지 않고 공동체 전체로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기본소득은 기술 실업 시대의 파고를 넘기 위한 필수적인 방어선이며 로봇세와 디지털세 등은 이를 가능케 하는 경제적 근간이자 혁신의 결과물이다. 닉 서르닉(Nick Srnicek)와 알렉스 윌리엄스(Alex Williams)가 주장한 '탈노동 사회'에 대비하여 정부는 노동이 없어도 인간의 존엄성이 유지되는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득권의 반발과 복잡한 이해관계의 충돌을 수반하겠지만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치밀한 시뮬레이션과 투명한 정책 실험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며 국민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결국 미래 사회의 성패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창출한 부를 얼마나 정의롭고 효율적으로 분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기본소득과 신규 조세 체계는 단순한 경제 정책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고도의 사회적 계약이자 문명사적 전환의 이정표이다. 정부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 환경에 맞는 유연하고 지능적인 통치 모델을 선제적으로 구축함으로써 미래를 맞이할 준비를 마쳐야 한다. 모든 시민이 기술 진보의 혜택을 골고루 누리는 포용적 성장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혁신적인 제도 설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로봇과 AI가 노동을 대신하는 시대에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정부의 새로운 역할을 통해 제시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공동체의 미래는 오늘 우리가 내리는 정책적 결단과 사회적 합의의 무게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