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 존재하는 모든 것들
봄이 온다, 오고 있다
이미 봄이 왔다
인생의 진리처럼
말도 없이, 소리도 없이
봄은 우리곁에 왔다
완전한 진리와 같이 오직!
현상으로만 알 수 있는,
꽃이 피는 것으로만 경험하는.
모든 존재, 삼라만상은
무와 무한 사이에 수로 존재한다
어떤 사람은 수로 무를 규정하고
어떤 사람은 수로 무한을 정의한다
그러나 부질없는 짓이다
수는 무와 무한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것.
둘 중에 하나라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수의 개념은 의미없어진다
피보나치 수열을 나뭇잎 속에서
관찰하려고 하면
무 속에서 잉태되기까지 존재는 그림자를
기다려야 하듯이
수는 무에서 나오고 무한으로 향해가는
하나의 과정이다
수 위에서 존재는 춤을 추고
무에서 무한으로 갈수록
생명에서 죽음으로 전진하며
죽음은 또다시 무에서 생명을 잉태하리라
신을 무의 개념으로 놓던가
신을 무한으로 정의하던가
인간은 수가 아닌 방식으로
신을 표현한다
언어로 포착되지 않는 무한을
무로 표현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하고
현상에서 만개한 무한을
아무것도 잡힐 것이 없다는 무로 정의내리기도.
의식이 흘러가는 대로 맡겨놨더니
자신의 언어를 찾아서
이렇게 재잘재잘 거린다
따듯하게 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