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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Oct 07. 2017

나와 존재

마르틴부버의 나와 너'에서

사람에게 세계는 두 겹이다

세계를 맞이하는 사람의 몸가짐이 두겹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가짐은 그가 말할 수 있는

근원어가 둘임과 발맞추어 두 겹이다


근원어는 홀로 있는 낱말이이 아니요

어울려 있는 낱말이다


근원어의 하나는 복합어

'나-너'이다


근원어의 또 하나는 복합어

'나-그것'이다


근원어가 둘일 때는

사람의 '나'도 두겹일 수 밖에 없다


근원어 '나-너'에서 '나'와

근원어 '나-그것'의 '나'와는


서로 그 속셈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틴부버_나와너 Ich un Du




나와 너의 관계는 나와 그것의 관계와는

완전히 다른 관계이다


앞에 있는 사람을 그것이라고 보는 나의 존재는

역시 '그것'에 다름아니다


그러나 앞에 있는 사람을 '너'라는 인격으로

보는 '나'는 역시 인격적인 존재이다


사람은 항상 상호적으로 존재하고

인생은 항상 함께 걷는 길이다


누군가를 배제하기 시작하면

그 관계에서 나역시 배제되어 버리는 것


어쩌면 이것이 우리 인생의 이치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렇게해서 수 많은 이들을 배제해왔고


나 역시 그러한 관계들에게서

배제당해왔다




인지와 인식은 다르다

인지에는 사건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건은 항상 타자와 자아를 연결하는

시간이 존재한다


이 시간에서 우리는 사랑을 발견하기도하고

증오를 발견하기도 하는 감정의 공간을 만난다


그러나 인지에는 오직 머릿속에만 들어 있기에

감정의 공감이 없다


메타감정은 그래서 메타인지와 항상

함께 존재해야 하는 것들이다


인식하는 사건이 일어나면 우리는

기억을 통해서 인식하는 것들을 기념한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하나의 관계를

하나하나의 결로 인생에 쌓는다


사람들은 보통 이러한 관계의 결을

인격이라고 부른다


결의 양이 일정량을 넘어서면 상전이가 일어나

격'으로 형질전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더 큰 함정이 존재한다

나와 너로 인식한다고 해도 말이다


나와 너의 사이에서 부정성이 빠져 버리면

우리에게 긍정성의 천국만 남게 된다


그럼 곧 꽃이 시들어 버리듯이

같은 것들의 지옥이 도래한다


같은 것들은 전혀 사건을 만들지 못하고

다른 것들을 인식하지 않는다


그래서 천국은 천국이지만

매우 지루하고 식상한 천국이 된다


나와 너의 관계는 있지만

그 관계는 일시적으로만 그렇거나


혹은 표면적으로만 그렇게

나와 너의 결을 유지하게 된다


우리는 그렇게 인격적이 되어간다, 그 인격은 사물에 까지 미친다




다른 이의 부정성은 이해하고

사건의 중심으로 떨어져 보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사랑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 나와 너'의 온전한 관계를 이끌어 가는


온전한 사귐이고 관계가 되는 것이다

사람은 그렇게 살아간다


사랑의 길은 멀고 험하고 좁은 길이라서

찾는 이가 적다, 맞다! 그래서 적다!


찾는이가 적은 만큼 아름답고 값진 것

그래서 나와 너는 오롯이 둘이 한 길을 걷는다


타자의 공간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꽃

우리는 그런 인생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잠시 멈춰서서 생각해보는 시간, 결이 격이 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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