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회전목마에서 빙글빙글
매일 같은 곳을 돌아서
같은 장소에 다다른다
인생은 회전목마와 같이
빙글빙글 돌아서
나를 같은 자리에 내려 두고
또 많은이들을 테운다
끝난 것 같던 카니발의 음악소리는
오늘밤에도 여전히 끝을 모르는 연회를 연다
인생이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삶은 유로패스처럼 여기저기 경계를 지나간다
의미를 추구하는 것도
언젠가는 무리가 있다
자기의 꿈을 실현하는 것도
실현한 후에는 허무한 언덕의 바람이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이
사실은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 듯.
그렇다고 인생이 빙글빙글
나선형을 그리면서 역사의 발전단계로 가는가?
꼭 그런것 같지도 않은 것이
어떤이가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리겠는가?
우연과 사건에 의해서 일어나는
인간의 마음이 세상에 몇 억개인가
열정으로 밤을 새던 어린 시절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에게
진정한 의미를 주고
잘못되고 불의한 것들을 모조리
불태우고 사라지게 만들.
프랑스혁명 전야처럼 흥분된 마음으로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는 진군소리처럼.
대안이 없는 비판은 하지 말라'가 아니라
혁명이후를 생각하지 않은 혁명은 혁명이 아니다'가 맞다
삶은 계속해서 연속적이고
끊어지지 않는, 우리보다 큰 실체이다
흘러가는 시간은 발명품이 아니라
우리가 시간에 발견된 것이리라
다소 냉소적으로
조금은 염세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지금 이 시간 나는 살아 있고
여전히 숨을 쉬고
여전히 꿈을 꾼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많고
우리의 열정은 어느덧 불붙어서
돌이라도 씹어먹어 버릴 것 같이
섭씨 100도를 넘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
희노애락과 오욕시'를 넘어서
사랑과 평화도 역시 주어졌다는 것을.
주어진 것들에게서 발견하는 희망도
주어질 것들에게서 발명할 희망도 역시.
우리에게 놓여져 있다는 것을.
인간이 가진 자유의지가 이 모든 것을
가능케도 하고
멈추게도 한다
일반의지로 몰입하지 않으면
자유로운 의지들의 향연이 밤마다 펼쳐지겠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
우리에게 열려 있는 것에서
다시 걸어가본다
다시 시선을 들어 본다
인생의 회전목마를 내려와서
사뿐사뿐 걸어가본다
자유의지가 조금씩 살아나고
염세적인 생각도 조금씩 감각들로 부터 사라진다
다시 마음을 잡아야지
다시 생각을 붙들어야지
조금은 여유롭게
다소 낭만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