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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Dec 21. 2017

사랑과 정의

사랑 안의 정의를 위한 고민

내가 사람의 유창한 말과

천사의 황홀한 말을 해도


사랑하지 않으면, 나는 녹슨 문에서 나는

삐걱거리는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랑은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뽐내지 않으며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으며

'내가 먼저야'라고 말하지 않으며


화내지 않으며

끝까지 견딥니다


고린도전서 13장




사랑을 외치지만 사랑은

크게는 두가지의 경로로 우리에게 전해졌다


헬라문화권에서 만들어진

사랑의 개념은 항상 필리아와 에로스.


동성사랑과 이성사랑이라는 굴레에서

사랑은 항상 조건적이었다


사랑이라고 하지만 사랑보다

이전에 존재하던 것들이 있었다


다른 한편의 경로는

헤브라이전통의 사랑의 개념.


아가페라는 신적인 사랑은

인간이 흉내낼 수 없는 무조건적이었다


이성과 동성을 떠나

전 인류를 떠나서 우주적인 사랑


그것은 온전히 인격적이면서도

배제하지 않는 포옹이었다




사랑의 중요성을 외치는

많은 이들에게서 발견하는 실망감은


항상 조건적이여서 누구가를 배제하고

어떤 집단은 서클 바깥으로 밀어버린다는 것


그래서 나는 항상 사랑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계속 고민했다


이건 아닌것 같은데라고 하면서

딴지를 걸면, '너는 그럼 머라고 생각해?'라는


질문에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우물쭈물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나는 조그만, 아주 조그만 사랑을


나의 작은 행동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랑해'라고 말하는 순간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참고, 무엇인가를 견디는 순간


'아 내가 왜 이렇게 참고 있지?'

나도 그냥 똑같이 해버리자'라는 것보다


'그래도 참자, 다 사정이 있고.

우리는 인간이잖아. 그럴 수 있지'라는.


사랑은 온전히 실천적인 모습으로

내 안에 새겨져 있었고


또 그렇게 마음을 먹게 되니

넉넉히 이해해주게 되기도.




나는 사랑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미약한 인간이다


나는 누군가 이해해주지 않고

받아주지 않으면 자랄 수 없는 어린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받은 수 많은 사랑이

내 안에서 계속 사랑을 만들어낸다


사랑은 이라고 정의내리기보다

오늘 그 사랑을 살아내는 삶


날카로워진 비판의 손톱을 감추고

칼퀴처럼 날이 긴 갈고리를 접어두고서


양들의 들판

침묵의 언덕으로


내 안에 사랑이 타올라서

사람들을 비추는 빛이 되기까지.


자연스럽게 한걸음 한걸음

뒷걸음질치더라도 한걸음씩 가자




작은 미소 하나에

작은 말투 하나에


사랑이 묻어나는

그런 인간냄새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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