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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r 15. 2018

정치와 미래

잠정적유토피아_비그포르스

비그포르스, 복지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

홍기빈.지음


홍기빈 선생님의 최고의 작품이다 정말!


들어가기

비그포르스는 20세기 사회민주주의의 역사 속에서 정치 운동과 경제제도 및 정책 양쪽에 걸쳐 마르크스주의와 자유주의를 모두 넘어서는 대안절 틀의 가능성을 제시한 인물이다. 비그포르스는 먼저 자유주의와 마르크스주의 모두에서 하나로 뒤엉켜 있는 윤리와 과학을 명확하게 분리해내고자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데올로기의 주술을 쫓아버려 정치운동과 사회운동 등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모든 사회적 작업일반을 주술에서 해방하고자 항ㅆ다. 정치운동과 사회 운동이 사회경제적 현실의 개혁에 개입하는 것을 거부하고 현상 유지에 몰두하는 자유주의 정치 이념, 그리고 혁명적 변혁이라는 유토피아적 정치 신학을 내걸면서 현실에서의 무능력으로 일관하는 마르크스주의 정치 이념을 모두 넘어 잠정적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정치운동의 전망을 제시했다. 


https://newstapa.org/article/6AZBM



책의 흐름, 방향

이 책은 스웨덴 복지국가가 탄생하게 된 정치적 맥락인 스웨덴 사회민주주의 정치 운동과 스웨덴 정치 경제 모델의 기본 틀이라할 나라살림의 계획이 어떻게 출현하고 발전했는지를 다룰 것이다. 복지논쟁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대표적인 국가라 할 스웨덴의 정치경제 모델과 사회민주주의 정치 운동이 복지국가와 맞물려 어떻게 나타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비그포르스는 20세기의 세계사회 민주주의 운동 전체에서 거의 유일하게 성공적인 결과를 낳은 이론적, 실천적 혁신을 이룬 인물이다. 그의 일생에 걸친 이론과 실천은 20세기 초와 중반에 세계사회민주주의 운동이 어떤 곤경에 처해 있었는지, 그리고 좀 더 크게는 1930년대의 대공화이 어떻게 당시의 자유주의적 세계질서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었는지의 맥락에서 음미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개인적으로는 비그포르스의 전기를 다루고, 국가적으로는 스웨덴 복기모델의 이론적 분석을 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계사적 맥락에서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고민한 강령을 발표하는 비그포르스


홍기빈, 복지국가

복지국가라는 전망은 한국 경제의 작동모델과 관련해서도 합의를 갖는다. 한두 해의 재정팽창에 의지하는 복지정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면서도 사회적 효율성 및 생산성과 선순환 관계를 형성하는 복지정책의 구조를 짜기 위해서는 노동 및 산업 정책에서 시작해서 여러 다양한 사회경제제도의 틀을 함께 개혁해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야 말로 나라살림의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  비그포르스는 발상을 전환했다. 시장이 생산적이며 국가는 비효율적이라는 통념을 뒤집어 실업은 사적 자본가들의 비생산성에서 비롯하며 실업이 늘어날 때는 국가가 산업을 조직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국가가 시장의 바깥을 떠돌게 아니라 직접 대규모 생산적 산업을 조직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비그포르스는 사회화라는 개념과 별개로 나라살림의 계획(planmassig hushallning)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복지국가는 사회민주주의 운동의 종착역이 아니고 한 정거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한다. 비그포르스가 예테보리 강령에서 내세운 자유와 평등, 효율성, 협동, 안정이라는 가치는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홍기빈은 "다음으로 설정해야 할 목표는 아래로부터의 경제 민주화를 통해 소유권이라고 하는 자본의 근본적 권력을 노동자들이 사회로 빼앗아 오는 것"이라는 결론을 끌어낸다.

"비그포르스는 마르크스주의에 착종된 윤리적 당위와 과학적 진리의 문제를 분리해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했다." 홍기빈은 "사람들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상상력과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윤리적 당위를 찾아냄과 동시에 그것이 허망한 백일몽이 아닌 현실적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다듬어줄 객관적 상황에 대한 과학적 해명을 결합하는 것이 잠정적 유토피아를 일궈내는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북유럽으로 대표되는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의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집중탐구한 저서.


스웨덴 모델, 사민당의 역할

비그포르스가 1932년에 쓴 "돈이 없어서 일도 못할 지경이라고?"라는 제목의 팜플렛은 사회민주당이 대중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실천적 전략을 제시했다. 경제적 자유주의자들은 높은 실업률을 방치하고 임금 저하를 유도해 저축을 늘려 투자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비그포르스는 사람들이 높은 임금을 받아 소비를 시작해야 투자가 늘어난다는 반론을 펼쳤다. 사회민주당은 그해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다.

집권에 성공한 사회민주당은 보수적 성향의 농민당과 동맹을 맺고 강력한 구조개혁 작업을 시작한다. 임금 투쟁에 주력해 왔던 노동운동 진영을 설득해 연대임금 정책을 도입하고 기술혁신과 산업합리화 정책에 호응을 끌어낸 것도 큰 성과였다. 1938년에는 경영자 단체와 노동운동 단체가 살트세바덴(찰츠요바덴)에 모여 노사 대타협 협약을 맺기에 이른다. 노동조합이 파업을 자제하는 대신 국가 차원의 성장 전략을 모색한다는 내용이었다.

사회민주당이 대중적 지지를 확보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노사 대타협도 어느날 갑자기 저절로 이뤄진 게 아니라 양쪽이 서로 위협을 느낄 정도로 대등한 권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가가 주도해 갈등을 봉합하는 수준을 넘어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한 노동운동 진영이 자본을 압박해 대등한 타협을 끌어냈다는 사실도 중요한 교훈이다.

사회민주당이 1944년에 발표한 전후 강령의 세 가지 원칙은 첫째, 완전 고용, 둘째, 공정한 분배와 생활 수준의 향상, 셋째, 민간 부문의 효율성 상승과 민주주의의 확장이었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지 않고서는 사회민주주의 경제의 이상을 결코 달성할 수 없으며 또 완전 고용과 복지의 향상이야말로 생산성 향상의 중대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비그포르스는 특히 세 번째 원칙을 위해 국가 차원의 경제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첫째, 국가가 운영하는 상업은행을 만들고 보험 부문을 국유화해서 통화 및 신용 흐름을 국가가 지휘 통제하며 기업의 장기적 투자를 촉진하고 장려하는 기관을 둔다.

둘째, 건설 및 주택 부문이나 농업처럼 기술적으로 뒤쳐져 병목 현상을 일으키는 산업 부문의 효율성을 개선한다.

셋째, 수출과 수입 등 여러 다른 부문들이 서로 선순환 관계를 맺도로 조직한다. 넷째, 독점을 감시하고 독점을 일으키는 부문을 국유화를 포함 여러 형태로 개입한다.



스웨덴, 복지국가모델

스웨덴에서는 일찍이 케인스와 비슷한 시기에 케인스 경제학의 단초들이 발전하고 있었다. 이른바 스톡홀름 학파가 그것이다. 그런데 공급보다는 수요, 생산보다는 소비를 강조하며 대공황과 같은 ‘과소비’ 시대에는 국가개입을 통한 유효수요(즉 소비수요) 창출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케인스의 경제학은 그로 인한 물가인상(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이 점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면서 케인스 경제학을 대체한 것이 바로 밀턴 프리드먼과 로버트 배로 등의 신자유주의 경제학이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경제학은 소비보다는 생산, 수요보다는 공급을 중시하는 공급중시(supply-side) 경제학이다.그렇지만 비그포르스와 렌-마이드너 등 스웨덴 사회민주당의 정책설계자들은 케인스 경제학에 내포된 위와 같은 한계를 일찌감치 깨달았다. 그리고 생산 및 공급 측면에서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제시한 정책이 바로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과 ‘연대 임금’ 정책, 그리고 ‘선별적 산업정책’이다.이들 정책은 한편으로는 보편적 복지국가 정책과 결합되어 노동자 가족들의 고용과 생계를 안정시켰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가 계급과의 협조를 통해 스웨덴의 산업고도화 및 생산성 향상을 이루어내는데 크게 기여했다.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한 것이다.



비그포르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비그포르스에게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에 대해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마르크스가 아니라 룬드베리였다. 룬드베리의 시를 통해서 청년 비그포르스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인간이 살아가면서 느끼고 경험하는 것들을 보편적인 제도 안에서 실현해보고자 하는 고민들을 하게 된다. 그러한 고민이 룬드대학에서 급진주의 성향과 만나게 되면서 현실에서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낼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상으로 존재하거나, 형이상학으로 설파되는 메타담론(헤겔, 마르크스주의)이 아니라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가능한 형태의 비전을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고민이 좀바르트와 회프딩, 베버를 만나면서 현실의 옷을 입게 된다. 그리고 비록 언어학자이지만 경제학자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주의적인 이상주의적인 태도가 마침내 '잠정적 유토피아'라는 개념과 만나서 스웨덴 복지모델의 큰 흐름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몇 십년 몇 백년 뒤에 찾아올 낙원을 준비하며 살아가지 않는다. 낙원은 인류 역사의 시작에도 없었고 마지막에도 없을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적 강령에서는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한 국유화를 핵심 강령으로, 현실에서 노동자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절박한 요구들은 최소 강령쯤으로, 상황에 따라 넣어도 그만 안 넣어도 그만인 옵션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비그포르스는 아득하게 멀어보이는 유토피아를 강령으로 외치는 대신 노동자와 근로 대중이 지금 여기에서 절박하게 여기는 여러 문제들에서 사회민주주의가 제시하는 미래 사회의 비전을 그려내자고 제안한 것이다." . "실업과 불황을 해결하는 경제 정책을 짜낸다는 것은 혁명을 피하면서 자본주의를 구출하겠다는 것이니 이는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마르크스주의를 배반하고 또 그 예언을 빗나가게 만드는 일이 된다."


스웨덴 복지국가, 영향력

케인스 경제학에만 의존한 영국과 미국의 복지국가 모델이 1970년대 인플레이션의 위기 속에서 쇠퇴하는데 반해, 부분적으로는 케인스 경제학을 채용했지만, 역동적이고 보편적인 복지국가를 향한 그 이론 및 정책에 있어서는 독창적인 노동정책과 산업정책, 사회복지 정책을 채택한 북유럽의 복지국가 모델은 여전히 성공적으로 유지되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비그포르스 이후 스웨덴은 성공적인 복지국가 모델을 현실화시켰으며 수십년 간 북유럽 사회민주주의를 선도했다.

최근 내가만드는 복지국가'에서 보내준 오건호 교수님의 새책.




민네이션, 생각

자유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발전하는 단계에서 자본의 잠식이 가져온 세계사적 실패는 국가의 실패에서 그치지 않고, 제국주의와 전체주의 모두를 양산했다. 마찬가지로 교조적인 마르크주의가 가지고 있는 혁명의 모순은 자본의 성장에 따라서 혹은 제국주의의 태동으로 일어나지 않았고, 결국은 다른 방식의 대안들이 나왔다. 마오이즘이나 스탈린주의같은 것들 말이다. 과연 비그포르스가 자유주의와 마르크스주의 실패를 뒤엎고 그것을 초월하여 사회체제로, 현실의 정치경제적인 효과를 거두는 모델로 스웨덴 모델을 완성했는지 살펴보자. 근본적으로 복지는 분배의 문제이고, 분배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정치의 문제이기 때문에, 복지의 문제는 정치의 문제가 된다.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어떤 합의에 의해서 이룰 것인가에 따라서 나누는 방식도, 나누는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그러므로 새로운 체제와 시스템 혹은 모델을 만드는데 있어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것을 만드는 것은 정치적인 결과이지만, 그 결과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제적인 부분에서부터 시작해서 일상의 삶으로 전이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마르크스주의를 해체하고, 자유주의를 해체하여 아예 다른 구성으로 사회적 민주주의를 만들수가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러는 가운데 스웨덴의 모델은 많은 의미를 준다. 정치적인 지도력과 당의 방향성, 그리고 경제모델과 사회모델이 상호보완되어서 스웨덴 모델은 완성되었다. 이것이 바로 나라살림이라고 부르는 현실기반의 개혁적인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사울 알린스키'가 쓴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에서도 그 명맥을 잇는다.


민네이션, 질문

쉽게 간과되는 스웨덴 복지국가의 이념적 가치는 '개인의 역량 강화'를 통한 '강한사회'이다. 렌마이드너 모델이 성공하려면 먼저 이러한 개인역량강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그래야 노동유연성에서도 이동에 따른 개인의 피해가 따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스웨덴 복지의 핵심은 노동인구의 역량강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이민자 문제가 스웨덴에서 붉어지고 있다. 이민자 문제를 개인역량강화의 문제에서 진단할 수 있을까? 최근 스웨덴의 모델이 위협을 받고있다고 한다.(동영상 참조) 앞으로 스웨덴 복지국가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역사적 발전에 따른 경로의존성을 갖지만(복지자본주의의 세가지 세계' 참조) 새로운 위기가 찾아오면 이러한 경로가 변경되는 것은 아닌가?  스웨덴 모델이 성공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스웨덴모델의 성공요인을 정치, 경제, 제도 및 사회정책 의 영역에서 각각 찾아볼 수 있는가? 어떤 체제나 모델을 만들 때, 한 사람이 가지는 영향력은 어느정도까지일까?  보통의 통념으로는 한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염세주의적인 관점이 팽배하다.  비그포르스의 예에서 생각해보자. 비그포르스가 없었다면, 한손이 총리가 되어서 '국민의 집'을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묄레르는 사회정책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었을까? 사민당의 영향력은 지속될 수 있었을까?




참고. 김윤태 교수(고려대 사회학과)

스웨덴 모델은 전혀 변하지 않았는가?

스웨덴 모델은 강력한 공공부문, 보편적 사회복지, 조직적인 노동조합운동을 통해 유지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도 진보적 정당과 인사들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국가모델로 스웨덴과 북유럽 국가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스웨덴이 높은 조세로 훌륭한 복지를 제공하는 것만 알고 있지 어떻게 경제가 운영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사실 최근 스웨덴 경제는 이전에 비하면 썩 좋지는 않다. 1970년대와 80년대까지 스웨덴 경제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는데, 1992년 경제위기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많은 은행들이 파산했고 칼 빌트의 우파정부에 의해 구제되었다. 정부는 은행을 국유화하여 소생시킨 다음 다시 매각하면서 이익을 얻었다. 스웨덴은 오래 전부터 민간기업의 비중이 컸다. 볼보, 에릭슨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은 대부분 민간기업이다.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와는 달리 국영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 특히 14개 기업을 거느린 발렌베리(Wallenberg)는 스웨덴 국내총생산의 30%를 차지한다. <스웨덴 모델, 독점자본과 복지국가의 공존>을 쓴 김인춘 박사가 지적한 것처럼 스웨덴 모델의 기초는 대기업과 보편적 복지제도의 결합이라고 볼 수 있다. 1930년대 이래 사민당이 대기업과 협력하여 복지를 확대하는 전략을 선택한 결과이다. 1990년대 엄청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스웨덴 모델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먼저 조세제도의 변화가 발생했다. 1991년 우파 정부는 개인소득세와 법인세의 세율을 대폭 낮춘 반면에 간접세인 부가가치세를 25% 수준으로 대폭 올렸다 (예외적으로 식료품 16%, 교통과 도서에는 6%로 낮게 조정했다). 2004년 스웨덴 정부는 상속세, 증여세, 부유세까지 폐지했다. 그것도 우파 정부가 아니라 사민당의 고란 페르손 정부(1996-2006)가 결정한 조치이다. 선거에서 중간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정책이었다. 하지만 2006년 선거에서 사민당이 패배하고 말았다. 2006년 우파 정부가 집권한 후 조세인하는 계속되었다. 2008년 스웨덴의 조세부담율은 국내총생산의 47.8%인데, 2007년의 49.7%에 비해 약간 감소했다. 특히 스웨덴의 법인세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러한 세수의 감소가 장기화된다면 당연하게도 스웨덴의 복지재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스웨덴의 임금교섭제도도 많이 변했다. 아직도 스웨덴 노동조합의 조직율은 80%가 넘으며 노조의 교섭력도 막강하다. 하지만 기술의 변화로 인해 각 산업별, 기업별 생산성과 수익률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국단위의 임금교섭은 현실적으로 점점 어렵게 되었다. 이제 노사간 임금협상을 위한 전국단위 중앙교섭과 동일 노동에 동일 임금을 지급하는 연대임금제도는 사실상 사라졌다.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달체계도 큰 변화를 겪었다. 1990년대 우파 정부가 등장한 이래 사회서비스 기관과 학교의 선택의 자유화가 이루어졌다. 특히 교육개혁의 속도가 빠르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자립학교(independent school)가 증가하면서 학생은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학부모들은 정부의 바우처(voucher)를 받아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우파정부를 이끄는 라이펠트 총리는 학교와 병원에도 경쟁 원리를 도입하고 독점체제를 종식시키겠다고 역설했다. 많은 스웨덴 중산층이 자유로운 선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물론 이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좌파당(구공산당)은 학교선택제에 지금도 반대하지만, 사회민주당은 집권 당시에도 이를 폐지하지 못했다. 페르손 정부에 참여했던 레나 조메스타드 전 환경부 장관 (웁살라대학 경제사 교수)도 사회서비스 기관과 학교의 선택제의 도입을 우려했다 (난 그녀를 6월 18일 하노이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만났다). 우파 정부가 강조하는 선택과 경쟁 원리의 강조가 교육과 의료의 평등주의 문화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민간병원이 우수한 의사를 데려가면서 공공의료가 약화되고, 자립학교가 국립학교의 우수한 학생을 데려가 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그러나 나는 스웨덴 사회에서 아직도 개인의 선택보다는 사회의 표준을 선호하는 문화적 징후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스웨덴 사람들은 '자아'에 대한 의식이 강한 반면, 다른 사람과 논쟁을 하기보다 합의를 만들기를 선호한다. 스웨덴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높은 임금을 지나치게 요구하거나, 지나치게 비싼 집을 짓고, 큰 차를 타고, 명품 가방을 사려는 과시적 소비에 매달리지도 않는다. 휴가도 비싼 돈을 들여 해외로 가기보다 국내 휴양지를 선호한다 (스웨덴 사람은 무려 70만개의 요트를 가지고 있으며, 스웨덴 농촌은 아름다운 호수로 유명하다). 오히려 너무 잘 차려있는 사람들이나 호화로운 건물이나 화려한 파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스웨덴 디자인은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너무 검소하다 (IKEA를 보라). 그들이 먹는 음식도 너무 소박하다! (물론 전통음식인 식초에 절인 청어를 먹는 일은 드물다)



비그포르스가 사상가였다면 한손은 정치인이었다. '국가는 국민의 집'이라는 그의 이야기가 스웨덴을 움직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oMcOTxqXsVc

홍기빈쌤의 비그포르스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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