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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MINO Jun 29. 2023

좋아하는 것부터 만들어 보겠습니다

<비전공자 브랜드 디렉터 데뷔 프로젝트>

꽤 오래 전부터 만들고 싶었던 브랜드가 두 가지 있었다. 아직은 브랜드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거창한 느낌이지만, 머릿 속에 멤돌았던 시간만 어림 잡으면 이미 거대한 브랜드나 다름이 없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는 서로 완전히 다르다. 이 서로 다른 두 가지 모두 내가 직접 경험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브랜드를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직접 브랜드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첫 번째는 '뮤지컬 매거진'이다. 20대에 백스테이지(backstage)에서 일을 하면서 열정을 다 받쳤었던 곳이 바로 공연 시장인데, 늘 나에게는 아쉬움이 묻어있는 곳이 바로 뮤지컬이다. 아쉬움을 달래고자 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브랜드의 목적은 뚜렷하다. 첫 번째, 공연을 보려는 사람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생각보다 뮤지컬 시장의 정보는 그다지 관객 친화적이지 않다. 영화만큼 유투브가 많은 것도 아니고, 워낙 폐쇄적으로 본인들의 콘텐츠를 관리하고 있어 관객들이 작품에 대한 인지보다는 단순하게 '유명한 배우' 그것으로 티켓을 사고는 한다. 운 좋게 작품 자체도 좋았다면 모르겠지만, 작품의 내용과 메시지보다는 '그 배우의 성량'이 기억에 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는 사람들에게 영화를 고를 때처럼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그리고 한 편의 공연으로 나의 20대가 그렇게 열정적일 수 있었듯 공연을 보는 이들에게 공연의 메시지를 통해 그들 삶의 응원이 되고 활력이 되기를 바랬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뮤지컬 산업의 질적 성장에 이바지 하고 싶기도 하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다. 사실 내가 공연을 보고 느낀 감상이나 공연을 보기 전에 작품에 대해 하는 약간의 공부를 여기저기 떠들고 싶어서가 더 컸다. 그런데 이 브랜드를 계속해서 생각하다보니 왠지 모를 확신이 자꾸 생겼다. 여러 형태로 콘텐츠를 만들어보기 위해 머리를 굴렸으나 실행하지 못했는데, 우선 담백하게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기로 했다. 7월 3일. 온라인으로 우선 매거진을 하나씩 발행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조금 더 단단한 개인의 성장을 돕는 브랜드'이다. 얼굴을 크게 다치고 간신히 회복한 뒤에 내려갔었던 제주도에서 나는 오롯이 홀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굉장히 힘들었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나 고민이 많았었는데 혼자서 고요하게 있었던 약 3박 4일 간의 일정으로 나는 생각보다 많은 걸 얻게 되었었다. 홀로 서핑하고, 홀로 숙소에서 고요히 명상하고,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며 온전히 나에 대한 생각을 하고 나의 몸에만 집중했다. 모든게 너무나 힘들었던 그 때 나는 나와 대화를 하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한 대화를 시작했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힘이 들 때면 모든 질문을 외부가 아닌 나에게 묻게 되었다. 그리고 그 대화들로 나는 내가 느끼기에도 확실히 조금 더 단단해짐을 느꼈다. 


이 브랜드는 흔들리는 개인들에게 자신 스스로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시간을 위한 브랜드이다. 이것도 역시나 꽤나 오랜 시간을 고민했고, 디자이너까지 만나서 세부 작업을 시작하려 하던 단계에서 멈췄다. 늘 형태를 고민하다가 내가 당장 할 수 없는 상황임을 깨닫고 멈추었는데,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너무 과도하게 도전했던게 문제였던 것 같다. 첫 번째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담백하게 시작해 볼 생각이다. 아직 정확한 첫 결과물을 고민하지 못했지만 빠르게 준비해서 올 해 안에 어떤 형태로든 이 브랜드를 알리는게 목표다.


생각을 꽤나 오랫동안 해왔던 것들이라 사실 실행하고 부딪혀 가면서 꾸준히 하는 것밖에 남지 않았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내 이름 앞에 '브랜드 디렉터'라는 직함이 당당하게 붙는 그 날까지!!




'브랜드는 처음 만들어봅니다'는 정말 제목 그대로 비전공자, 브랜드를 만들어 본 경험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30대 중반의 꿈 많은 남자가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일기 쓰듯이 편하게 기록하고,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아주 극 초기의 단계의 고민들과 '이게 되긴하는건가?'라는 고민들까지 하나 둘 빼놓지 않고 담아가 보려 합니다. 매주 목요일에 찾아 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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