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 살아?"란 질문에 "우와"하는 답이 나오기도 한다. 누구나 가고 싶은 장소, 살고 싶은 곳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 그만큼 우리가 사는 곳은 중요하다.
얼마 전, 아이들과 놀이터에 갔다. 이전에 담배꽁초와 취객들의 토사물이 간혹 발견되던 곳이다. 지금은 어땠을까. 정말 멋진 숲 놀이터로 변해있었다.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20년 넘은 내부 건물에 긴 테이블. 답답하리만큼 따닥따닥 붙은 좌석은 금방이라도 도망가고 싶을 만큼 감옥 같았다.
지금 변한 도서관은 자연채광을 받을 수 있게 창문을 크게 만들고 공부할 곳은 서고로 둘러싼 후 개인조명을 은은하게 비치했다. 중앙엔 신문을 읽고 어느 공간에는 영화를 볼 수 있게 개인 헤드폰과 스크린을 놓았다.
그랬더니, 사람도 바뀌었다. 이전에 조용하고 삭막하기만 했던 곳이, 눕기도 하고 자기도 하고 잠시 실내에서 일광욕을 즐기기도 하는 하나의 공간으로 탄생했다.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 그리고 그 공간은 사람이 만들었다.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공간은 새롭게 재창조되고 있다. 이 공간에 대한 사려 깊은 생각과 창의성이 앞으로의 시대를 열지 않을까 싶다.
온라인이 득세하고 가상인간이 익숙한 사회에서도 인간의 공간에 대한 갈망과 욕망은 여전하다. 인간은 경험했던 기억 속의 그 촉감과 분위기와 공간감을 늘 그리워하니까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