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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Feb 19. 2024

교회가 싫어지면 청년이 떠나야 하나


우리 회사 

한 과장님은 열렬한 기독교신자다.

그와 잠깐 얘기를 나눌 때면 그가 얼마나 하나님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하루는 그가 더 이상 자신이 오래 다니던 교회를 다니고 싶지 않다며 내게 말했다.


작은 교회지만, 학교를 운영할 정도로 지역에서는 알찬 교회인데 왜 떠나려 할까. 그것도 고향이고 어릴 적부터 섬긴 교회인데 말이다.


내 물음에

그는 그저 고개를 저었다.




"사람에게 실망했어요."


자초지종을 듣고 보니 믿었던 A부장집사에게 큰 실망을 해서라고 한다. 미혼인 자신을 부려먹듯 교회 봉사를 시키는 그가 얄미웠다.


신앙이 불타던 때 함께 기도했던 좋은 동료였지만 부장집사가 된 후 그는 변했다고 했다.


"그 형이 제게 그럴지 몰랐죠."


미소 가득한 얼굴이 금세 어두워졌다.


"정말 실망했어요."


긍정적인 그가 이런 말을 할 수 있을지 몰랐다.


교회를 떠나겠다는 한 과장님을 붙잡고

나는 지나가듯 말했다.




"사람이 모인 교회라

어디 완벽한 교회가 있겠습니까"


"과장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다행히 나의 진심을 알아주었는지

그는 살짝 웃어 보였다.



그가 잘 되길 바란다.

그와 직장에서도 신앙 얘기를 나누며

친해질 수 있음에 감사하다.


내 마음처럼 꼭 맘에 드는 교회 공동체가 어디 있을까. 부족한 사람들이지만 예수의 이름으로 모인 곳. 때론 바깥사람들보다 더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오히려 내 자화상인 것 같아 부끄러워질 때가 많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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