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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화 Jun 18. 2019

첫번째여행, 토요일엔 대전에 가자!

대전의 야심작, 대전 토토즐 페스티벌

올해부터 3년간 '대전 방문의 해'로 선정되었다. 그래서인지 대전시내외로 대전으로 여행객들을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그중에 가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는 움직임이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대전 토토즐 페스티벌> 이라고 생각한다.


 

먹거리 부스와 돌아다니는 꿈돌이. 꿈돌이와 사진을 찍고  SNS 게시하면 뭔가 준다는 거 같았는데, 귀찮아서 참여하진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실 SNS를 통해 이 행사에 대한 소식을 많이 접했지만 예전에 진행했던 으능정이 차없는거리 행사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이번 행사도 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대대적으로 여기저기 광고를 하고 있지만 차 없는 거리처럼 민폐만 가득한 행사라면 즐거움 대신 스트레스만 받을 것 같았으니까.


단지, 대전 토박이인 내가 누군가에게 대전을 소개해준다면 어디를 먼저 보여주는 게 좋을까 고민하다 나온 결론이 대전 중앙시장이었을 뿐이다. 난 어느 지역이든 꼭 시장을 여행루트에 넣곤 했으니까. 시장은 접근성도 좋고, 그 지역의 분위기라던가, 여러 볼거리와 먹거리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해서 꼭 들르곤 했다. 타지의 여행객이나, 이곳에 살고 있는 나 같은 토박이들이나 중앙시장은 각별하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그런데 가벼운 마음으로 중앙시장을 방문했던 때가, 우연히도 토요일이었다.


중앙시장 입구. 대전역에서 나오면 바로 볼 수 있는 여행지라고 생각해서 소개하고 싶었다, 그 기회는 다음 기회에.


입구부터 답지 않게 북적거리길래 설마 했다. 설마. 오늘이란 말이야? 집에 가야 하나, 망했다 싶었는데 의외로 잘 꾸며진 걸 보고 흥미가 갔다. 일단, 행사장은 생각보다 제법 컸다. DJ 축제니 뭐니 해서 으능정이거리 중앙에 무대 세팅을 하고 양쪽에 대충 프리마켓이나 푸드트럭 등이 적당히 구색만 맞추고 있을 줄  알았더니, 중앙시장부터 목척교를 지나 으능정이 거리를 향하는 길목 전부가 토토즐 페스티벌로 꾸며져 있더라. 구역이 제법 깔끔하게 나뉘어있어 너무 혼잡한 느낌이 덜해 조금 관심이 갔다.

 

중앙시장 들어가는 입구에 즐비하게 늘어져있는 먹거리 부스. 통행에 불편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중앙시장 쪽은 먹거리 구역이었는데, 최근에 우연히 들렀던 유성온천축제보다 거리가 넓어서 쾌적했다. 푸드 부스 앞에 마련된 테이블도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고, 푸드 부스 뒤편에는 목척교에 원래 꾸며져 있던 휴식 공간도 있어서 편안하게 먹거리를 즐길 수 있겠구나 싶었다. 


게다가 목척교 자체만으로도 꽤 볼만한 경관인데, 축제라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두니 더욱 좋았다. 딱 축제의 장점만 잘 살려둔 느낌이었달까.

한빛탑을 필두로 꾸며진 목척교. 해 질 무렵에 가서 그 광경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목척교의 아름다운 관경을 느긋이 구경하고자 먹거리를 구입하려니, 야폐 교환소가 눈에 들어왔다. 행사장 내 모든 상점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야폐는 이번 행사의 가장 재밌는 요소였다. 이번 행사의 기념주화처럼 제법 그럴싸하게 만들어진 야폐가 교환소 책상에 즐비하게 놓여있었다. 


야폐 교환소. 중앙시장과 으능정이 거리를 가로지르는 목척교에 위치했다.


야폐 1개=1000원이라는 교환 공식으로 여러 상점에 활용되는 것 같았는데, 교환소에서 현금과 교환할 때에는 5000원 당 6개씩 교환돼서 일반 현금으로 결재할 때보다 20% 정도 할인이 되는 실용적인 점에서도 좋았다. 구입할 때는 현금만 교환 가능한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카드도 된다고 한다. 좀 진부한 요소인데도, 잘 꾸며놓으니 매력적인 아이템이 된 것 같아 좋았다. 특히 어린아이들과 온 분들이 체험하면 좋을 듯.

 

재밌어 보여서 우리도 5000원 정도 교환 후 적당한 음식을 야폐로 구입했다. 야폐의 생김새가 꽤 그럴듯해서 기념으로 하나 가질까 잠시 고민했으나, 왕이면 쓰임새대로 쓰여야지 싶어서 미련을 버렸다.


야폐는 이렇게 생겼다. 내 손을 떠나보내기 전에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마침 가지고 있던 야폐 6개로 딱 맞게 살 수 있는 먹거리가 있어 구입했다. 축제 현장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사탕수수 음료수와 타코야끼를 야폐로 구입했다. 그 외에도 술 한잔 기울이기 좋은 안줏거리들도 많았고, 골목식당에 출연했던 청년구단 가게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먹어보고 싶었던 사탕수수 음료수와 무난하게 먹기 좋은 타코야끼를 구입했다.


음식을 구입하곤 느긋하게 축제의 현장을 구경했다. 


선선하게 부는 바람, 적당히 시끌벅적한 축제의 소리, 그리고 서서히 저물어가는 태양의 빛이 목척교 사이로 유유히 흘러가는 대전천의 물빛이 만나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등지에서는 작게 꾸며진 버스킹 무대에서 두 명의 청춘이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었다.


중앙시장 쪽 목척교 둔치에 작게 버스킹 무대를 설치한 듯했다. 실력 있는 버스커들이 여러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


별로 관심 없었던 이 행사가 즐겁게 느껴지던 순간이었다. 시끄럽고 혼잡하기만 해서 축제 현장은 좋아하지 않았지만, 최적의 동선으로 취향을 존중하는 이런 축제라면 누구든 와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대전이라는 브랜드를 최대한 잘 보여주면서도 만족스럽게 축제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



해가 지고 난 으능정이 스카이로드. 밤에는 이 행사의 클라이막스라 할 수 있는 EDM 댄스파티가 진행된다. 물론 나는 관심이 없어 사진만 찍고 지나갔다.

으능정이 거리 쪽은 스치듯 지나가서 사진으로 담지는 못하였지만, 스카이로드로 향하는 길목마다 플리마켓이 열려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 편.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마 이 축제의 클라이맥스는 SNS에서 많이 봤던, 으능정이 스카이로드에서 진행되는 EDM 댄스파티가 아닐까. 어두워진 거리 사이로 반짝반짝한 스카이로드가 쫙 펼쳐지면 그것도 절경이기는 하지만, 너무 소란스러운 현장은 취향이 아니었기에 사진만 빠르게 찍고 현장을 벗어났다. 아마 시끌벅적하고 흥겨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시간이 되었을 것 같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썩 축제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이 개미떼처럼 몰려있고 오가기가 불편한 점을 특히 싫어하는데, 대전 토토즐 페스티벌은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


그리고 목척교나 으능정이거리, 중앙시장의 매력을 잘 살려서 행사장을 잘 꾸며놓은 점이 인상 깊었다. 대전의 매력을 극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이 행사의 본질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10월까지 하는 긴 행사니, 많은 사람들이 대전 토토즐 페스티벌의 현장에 함께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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