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a. 정숙이 아줌마네 아들
엄마의 베프(베스트 프렌드)는 고등학교 때 친구 정숙이 아줌마다.
정숙이 아줌마는 음식 솜씨가 얼~~~마나 좋은지 그 음식을 매일 먹고 싶어서 정숙이 아줌마네 딸이 되고 싶을 정도였다.
정숙이 아줌마의 요리 솜씨가 빛나는 분야는 마른반찬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건 황태채 강정(노랗고 달콤한 맛), 호두멸치볶음, 콩조림, 황태채 조림(빨갛고 매콤 달콤한 맛).
황태채 강정을 제외하고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반찬이지만 정숙이 아줌마표 반찬은 같은 이름을 가진 반찬들과 맛과 식감, 퀄리티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그 차이는 재료에 있는 것 같다.
정숙이 아줌마는 요리하실 때 질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쓰신다. 예를 들면 참기름 하나, 호두, 멸치 하나도 국내산, 그중에서도 명인이 만든 것을 쓰신다. 그리고 이런 좋은 재료들을 넉넉히 넣으시기에 맛이 풍부하고 식감이 아주 좋다.
태어나서 내가 먹어본 모든 반찬들 중에 최고다!
그리고 약밥(약식).
나는 원래 약밥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유는 너무 달아서…
그런데 정숙이 아줌마가 만들어주신 약식을 먹고 나서 약밥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약밥 맛있는 음식이었네…!’
엄마와 정숙이 아줌마는 신세계 백화점에서 만나서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곤 하신다.
정숙이 아줌마를 만나고 오신 엄마의 손엔 종종 음식이 한아름 들려있었다. 각종 밑반찬과 한 그릇 음식들이었다.
밑반찬은 종류도 얼마나 여러가지를 해주시는지..정숙이 아줌마표 반찬이 우리집에 올 때면 며칠은 온 가족이 찌개나 다른 반찬 없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곤 했다.
정숙이 아줌마표 음식을 받아 들고 외출에서 돌아오실 때면 엄마는 내게 말씀하셨다.
“어서 풀어봐~ 그 황태강정도 있어!” ^^
내가 정숙이 아줌마 반찬을 얼마가 좋아하는지 알고 계신 엄마는 내가 날랜 손동작으로 반찬들을 푸는 모습에 배시시 웃으신다.
그리고는 덧붙이셨다.
“어머~ 정숙이가 우리딸 맛있게 먹으라고 많이도보냈네. 근데 너 정숙이 아줌마 아들 알지..? 첫째 아들이 착실하고 성격이 되게 좋은가 봐~ 정숙이 아줌마가 너랑 한번 만나보면 어떠냐는데…..”
(반찬을 다 펼쳐놓고 이것저것 맛보고 있던 나는 갑자기 본능적으로 젓가락질을 멈췄다.)
“엄마… 설마 정숙이 아줌마가 그래서 자꾸 음식 만들어 주시는 거예요~???! 그럼 나 이제 이 음식 안 먹을래요. 그리고 나 그 아들 안 만날래요!”
엄마는 겸연쩍어하시며
엄마 : 아 그건 아니고.. 그냥 맛있게 먹어~
나 : 엄마~~ 두 분이 베프(베스트프렌드)이신데 내가 그 집 며느리 되면 서로 편하겠냐고요~~~
나는 엄마가 내 마음 몰라주는 거 같아서 답답하고…
엄마는 과년한 딸이 태평하니 답답하시고..
그렇게 나는 한동안 정숙이 아줌마의 음식을 먹지 않으며 침묵의 시위(?)를 했다.
몇 년이 흘러 정숙이 아줌마 아들이 결혼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나는 노총각 아들 장가보내는 엄마처럼 신이 나서(?) 반가운 기색으로 엄마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어머~~~ 너무 잘됐다!!! 어떻게 만났대요? 와.. 진짜 잘됐다!!!
(feat. 알 수 없는 안도감)
그 이후 정숙이 아줌마의 음식 선물은 눈에 띄게 뜸해졌다.
그 후 아주 오랜만에 엄마 손에 들려온 정숙이 아줌마의 음식. 이제 나는 아주 편한 마음으로 그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한참 맛있게 정숙이 아줌마표 음식을 먹으면서 내 기분이 한껏 좋은 틈을 타서 엄마가 말씀하셨다.
엄마 : 정숙이 아줌마 둘째 아들 있잖니, 경찰이라는..
나 : 엄마아~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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