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순리를 방해하겠다는 것,
이것이 보들레르의 가장 큰 소망이다.
-발터 벤야민
타락한 자본의 도시, 그 화려한 가로등 아래에서 한 남자가 걸어간다. 그의 걸음은 매끄럽고 우아하며, 그 옷차림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그는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그의 이름은 샤를 보들레르, 프랑스 댄디즘의 파수꾼이자 자본주의에 대한 가장 저항자, 사상가이다.
보들레르는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속물적 삶의 외침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목소리를 찾았다. 그는 삶을 하나의 예술로, 자신을 하나의 작품으로 여겼다. 이로써 그는 그 시대의 일반적인 가치관에 도전하는 방법으로 댄디즘, 즉 자신의 외모와 행동을 통해 사회적인 규범에 질문을 던지는 예술적인 방식을 선택했다.
보들레르에게 댄디즘은 단순히 화려한 옷을 입고 세련되게 보이려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삶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보들레르는 물질의 풍요로움 그 자체보다는 그 회색 이면에 감춰진 진정한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그러므로 덴디즘은 자본주의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시적인 저항의 상징이었다.
자본주의는 효율을, 물질과 생산을 찬양한다. 그러나 보들레르에게 그것은 낯선 언어였다. 그는 돈이 아닌 황홀경을, 기계가 아닌 인간의 감정을 통해 인간성을 회복하고자 했다. 그의 시적 산문은 종종 도시의 음울한 부분을 그리고 있지만, 그것은 결국 고결한 인간의 감정과 상상력의 지표였다.
보들레르가 거리를 지나며 발견한 것은 단순한 거리의 사람들과 기계의 윙윙거림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삭막한 풍경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예술의 싹들이었다. 그는 그 속에서 아름다움과 비애, 기쁨과 슬픔의 대조 속에 숨겨진 초월적 의미를 감지했다.
이제, 그가 걸었던 거리 위를 우리의 생각도 함께 걷는다. 화려한 빌딩들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그늘 속에서도 보들레르의 댄디즘은 여전히 불멸의 빛을 뿜어낸다. 그것은 사상이자, 예술이며, 한 줌의 낭만이다. 그의 발자취는 인간의 고유한 가치와 자율성을 강조하며, 우아한 반항으로서의 댄디즘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보들레르의 시적 산문은 자본주의 사회의 주류를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는 선언이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무한히 찬란하며 영원한 인간의 다양성과 개성을 발견할 수 있다. 댄디의 사도가 되어 이 산업화된 세계에서도 여전히 예술과 각자의 고유한 진리를 향해 걸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