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배터리 그리고 배터리
구글 픽셀 5 수령기를 남긴다. 작년에 쓴 픽셀 4 수령기와 비교하면 재미있을 글이다.
상자를 개봉하자마자 "Hi there" "Great to meet you"라는 문구로 환영해 준다. 상자를 여는 순간부터의 사용자 경험을 신경 썼다는 결과물일 테다. 택배 받은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 상자마저 환영까지 해주니 더 기분이 좋다.
제품 디자인은 심플 그 자체이다. 아이폰과 갤럭시가 나 좋은 카메라 가졌어!라고 조금 과하게 자랑하는데 비해, 픽셀의 뒷면-카메라는 얌전한 편이다. 픽셀 4에서 없어졌던 지문 인식이 돌아온 것이 인상적이다. 뒷면 재질은 금속인데, 무슨 금속인지 잘 모르겠다. 약간의 거친 느낌인데, 지문은 묻지 않지만, 손에서는 미끄럽다. 금속이기 때문에 픽셀 4에 비해서는 확실히 고급감이 있다.
이어폰은 없지만, 충전기와 케이블은 제공된다. 애플이 기습적?으로 빼는 것을 예상 못했겠지.. 아마도 내년엔 빠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이렇게 몸통이 길쭉하게 생긴 충전기는 벽에 꼽을 때 심하게 튀어나와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형태는 아니다.
화면을 켜본다. 쨍하다. 배젤이 많이 줄었고, 핀홀 카메라가 좌측에 위치해있다.
새로운 폰으로 데이터 전환은 간단하다. 케이블만 꼽으면 자동으로 모든 정보가 이동한다.
픽셀은 역시 카메라지. 바로 정원으로 나가본다. 작년과 같은 사진을 찍으려고 해 보았는데, 올해는 꽃이 예쁘게 피지 않았다. 그래도 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옆에 있는 장미로 가서 한 장 더 찍어보았다. 카메라 속도도 많이 빨라졌고. 제대로 심도를 표현해준다.
너무 좋다.
광량이 부족한 실내에서도 훌륭한 결과를 보여준다. 물론 매킨토시가 사진을 살리기도 했다.
UI를 살펴보기로 한다. 순정 OS 답게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지문인식이 다시 들어간 것이 인상적이다. 뒷면에 있는 센서에 손가락을 가져다 되면 바로 보안이 해제된다. 그런데 안면인식이 빠진 것을 나중에 알았다. 안면인식은 깜깜하거나, 마스크를 쓰거나 하면 동작이 잘 안돼서 불편할 때가 있고, 지문인식은 전화기를 항상 적당히 들어 올리면서 센서에 손가락을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불편할 때가 있기에.. 서로 보완하는 것으로 둘 다 들어있을 줄 알았는데,,, 조금 당황스러웠다.
지문인식은 설정도 단순했고, 반응도 굉장히 빠르다
목소리 정보를 내놓으라고 재촉한다.
데이터가 이동하는 동안, 각종 사용법을 알려준다.
드디어 설정 완료
노티피케이션 바 메뉴는 기대한 것 그대로이다. 갤럭시를 쓰다 와서 그런지 허전하지만, 어쨌든 필요한 기능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마찬가지로 세팅은 알록달록하다. 아이콘류는 픽셀 4와 완전히 동일하다.
커스터마이징 메뉴가 대폭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아이콘 모양, 폰트 등을 변경할 수 있다. 갤럭시야 애초에 되던 것이지만, 픽셀에서 순정으로 이 정도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공되는 Wallpaper는 여전히 매우 아름답다.
Pixel Tips라는 앱이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다. 자세하게 각 기능의 사용법을 알려준다. 바로 삭제.
픽셀 5는 구글의 플래그쉽 모델이다. 삼성의 갤럭시, 애플의 아이폰과 경쟁한다. 넥서스로 시작한 구글의 하드웨어 도전은 십 년 가까이 흘렀지만, 단 한 번도 판매량이나 평가면에서 삼성, 애플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정받은 적 조차 없다. 픽셀 5는 잡다한 기능을 빼고, 기본기에 충실한 접근을 했다. 카메라는 여전히 훌륭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구글 생태계를 군더더기 없이 그대로 가져놓은 소프트웨어 역시 큰 장점이다.
비슷하게 만듦새가 좋아 첫인상이 좋았던 픽셀 4는 하루도 못 가는 배터리 때문에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픽셀 5는 다르다. 하루 종일 이것저것 써보고 이 글을 쓰는 저녁까지 배터리 수치가 갤럭시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구글이 이번에는 제대로 만든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