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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책 글 여행 Jul 22.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 12기 모집합니다



문학이 우리에게 새로운 생각과 감수성을 일깨울 때 그 일깨움 안에 문학의 의미는 존재합니다. (...) 문학은 저마다 자신의 경험에만 갇혀 있는 사람들 사이에 소통을 가능케 합니다. 이것이 바로 문학이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삶의 증언입니다.”
― 가오싱젠의 《창작에 대하여》, p.59)







<노벨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 12기 ─ 헤르만 헤세 《유리알 유희》



https://shdang.kr/programDetail/55ytZfCwDwfmSts5C



헤르만 헤세는 1877년 7월 2일 독일에서 태어났습니다. 독실한 가정 환경에서 자라 규율이 엄격한 수도원 기숙학교에 입학했고, 자전소설 《수레바퀴 아래서》에서 “시인이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로 자아가 강했습니다. 이후 자살 기도, 전학, 자퇴, 시계 부품 공장 수습공을 거쳐 서점에서 일하게 되는데요. 그곳에서 쓴 시집 《낭만적인 노래들》이 릴케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결혼 후 여행을 자주 다녔으며, 특히 부모님이 선교 활동을 했던 인도에 갔다가 큰 충격을 받아 쓴 성장소설이 《싯다르타》입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독일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충격 외에도 아내와 아들의 병, 아버지의 죽음까지 겹치며 신경쇠약에 걸렸고, 《크눌프》, 《회오리바람》, 《청춘은 아름다워》 등 자전적 단편들을 쏟아냈습니다. 이후 스위스로 이주해서 《데미안》,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황야의 이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등을 썼습니다. 헤세는 성장에 대한 통렬한 성찰과 인간의 내면에 공존하는 양면성을 다룬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으며, 그의 작품에는 자전적 요소가 많이 배어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는 1946년 《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 수상했습니다.



 

“유리알 유희는 특별한 위치에 있는 소설이다. 자기 치유를 위한 명상 수련이라는, 신비로운 지식의 질서에 관한 판타지이다."

- 1946년 <스웨덴 한림원> 노벨문학상 심사평




《유리알 유희》는 헤르만 헤세가 10년에 걸쳐 완성한 마지막 역작입니다. 그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인류 최대의 비극을 몰고 온 정신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욕망과 금욕, 혼돈과 질서, 삶과 죽음, 동양과 서양, 선과 악 등 양극의 문제를 풀기 위한 평생의 고민을 이 소설 속에 풀어 놓았습니다. 이 작품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해답을 담은 헤세 문학의 총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의 현재 시점은 미래의 어느 시기, 한 전기 작가가 200년 전에 살았던 전설적인 ‘유리알 유희’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자료를 모아 그의 일대기를 쓰는 것으로 시작하는데요. 20세기 중반, 스위스 산간 지방에 세워진 정신적 이상향에서 요제프는 영재로 교육받고 뛰어난 재능을 보이다가 마침내 명인으로 추대됩니다. 맡겨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며 살아가던 그는 학생 시절에 논쟁을 벌이던 세속의 친구와 재회하면서 자신이 진정 바라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생각의 유희인 ‘유리알 유희’를 통해 작가는 자신이 끊임없이 고민했던 균형과 조화로움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유리알 유희》는 21세기에도 중요한 화두인 가상현실, 판타지, 정신 건강과 명상 등을 중요한 모티브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현대적인 고전으로 평가받습니다.



직책이 높아진다는 것은 언제나 자유로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속박으로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다. 직책이 높을수록 속박은 점점 더 심해진다. 직권이 커질수록 직무는 점점 더 엄격해진다. 개성이 강할수록 자유 의지는 더욱 엄하게 금지된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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