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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Jan 24. 2024

가위눌리는 이유

도와주세요


며칠 전 딸이 잠에서 깨어나서 소리쳤다.


"엄마 누가 자꾸 내 귀에 바람을 불어."


"누가??"


"나도 모르겠어. 

그런데 내 귀에 대고 숨 쉬는 건지

그 바람 소리가 점점 짧아져."


"무서워서 아무리 도망치려고 

팔을 내저어도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러도 

입에서 아무 소리도 안 나와. 

몸이 안 움직여져."


딸이 잠에서 깬 시간은 4시 반.

아직 밖은 어둑어둑 캄캄했다.

아이는 더 이상 잠자는 게 무섭다며

책을 읽던가 유튜브를 보겠다고 

자기방으로 도망치듯

안방을 뛰쳐나갔다.



딸아이가 잠자다가 안방을 찾아온 지는 

벌써 몇 개월이 지났다.

오빠가 있어서 그런지 

잠자리 분리가 쉬웠고 조금은 일렀다.

큰 아이가 유치원 때 이곳으로 

이사 오면서 사준 이층 침대가 

자연스럽게 잠자리 분리를 도와줬다.

다행히 오빠는 위층, 

딸아이는 아래층을 고집했다.


잠자리 분리를 도와준 일등공신이었던

이층 침대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각 방으로 

분리할 수밖에 없었다.


얼떨결에 잠자리 분리를 해서 그런지 

딸아이가 안방을 찾는가 

내심 불안했다.  


가위눌리는 이유가 

나쁜 꿈을 꿔서인 줄 알았는데 

수면불안, 스트레스, 등등

아직은 이유를 알 수 없다.


확실히 경험하지 못한 것은 

아는 체해서는 안 된다.


매일 저녁마다 딸아이는 

엄마, 아빠랑 같이 자고 싶다며 

안방으로 슬그머니 들어온다.


어떨 때는 먼저 아빠가 눕는 그 자리를 

딸이 차지하고 있어

아빠는 베개를 들고 딸방에 쫓겨가서 잔다.








두 번째 가위눌림




"엄마, 잠들면 또 가위눌릴까 무서워."


"아니야, 엄마랑 아빠가 있으니까 괜찮아."


"진짜지."


사실 우린 항상 셋이서 같이 잤는데 

딸의 가위눌리는 것을 돕지 못했다.

어쩌면 내 손이나 발이 딸아이의 어딘가를 

눌러서 가위 눌렸나 싶었다.


한번 잠들면 엎어가도 모르는 내가 

딸을 지킨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럼 예민한 아빠가 

딸을 지켜주면 되는데 

밤새 뜬 눈으로 보초를 설 수도 없고

한 번도 그러지 못했다. 



인터넷에 "가위눌리는 이유"에 대해서 검색했다.

옛날 속설로 가위눌리면 칼을 베게 밑에 넣고 

자거나 머리맡에 두고 자면 된다고 했는데 

맞는 말인가 의심스럽다.


잠자기 무서워하는 딸이 낮과 밤이 바뀌었다.


"수면 마비"라고 불리는 가위눌림을 물리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내심 경험하신 분들의 

방도를 듣고 싶다. 


병원에 찾아가야 하나 싶다가도 

한참 성장기라서 그런가 

조금 기다려 보기로 했다.


이글을 읽는 분들 중에 가위눌리는 것을 

극복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도 

병원에서 알려주는 정보들이 넘쳐난다. 


어떻게 해야 가위눌리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사진출처 : 언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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