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삭빠른 것과 기민한 것은 거의 흡사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눈치가 빨라서 자기 잇속을 챙기는 데 뛰어난 사람을 약삭빠르다고 기민하다고 말한다.
비슷한 의미를 따로따로 쪼개서 나누어 보면 그 속에는 염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인데 염치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면서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중에 염치없는 사람, 약삭빠른 사람, 기민한 사람 등 모두 존재한다. 대신 그런 사람을 통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에게 피해를 보지 않고 지혜롭게 반응하지 않고 대응하면서 살 수 있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기에 우리는 이웃사촌과 잘 지내려는 본성이 있다. 요즘 핵개인 시대를 맞아 점점 사라지는 이웃사촌이라는 개념이다. 먼저 우리는 내 것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음에 큰 행복감을 느낀다. 맛있는 것을 먹어도 함께 먹고, 아름다운 것을 보아도 함께 보아야 더 멋지다. 그렇듯 외로운 혼자는 더 궁상맞고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기 마련이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누구든지 완벽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실수하지 않아야 그 분야에서 프로처럼 보이고 가치 있어 보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누구나 크고 작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알아차리고 번복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까짓 거라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통 크게 이해해 주기도 한다. 그런 일에 익숙해지면 이해해 주지 않는 그룹에 속할 때 서운해하기도 한다.
우리가 매일 저지르는 실수의 내용을 보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실수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고민해야 한다. 아마도 내가 딴 곳에 정신이 팔려있다거나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진정한 강인함이란 하늘을 날고
쇠를 구부리는 게 아닌,
역경에 굴하지 않고
삶을 끝까지 살아내며
마침내 스스로를 증명하는
태도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_최소한의 이웃 중에서"
고통이 있어야 뒤에 따르는 희망과 행복이 더 가치 있다. 고통 속에 빠져있을 때는 희망도 보이지 않고 앞날이 깜깜하기만 하다. 더 분노하고, 평정심을 찾기란 어려워 섣부른 선택을 하기 쉽다.
타인을 염려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차분하게 나를 돌아보아야 할 시간이 주어진다.
사는데 이유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유가 있어야 살 수 있는 거라면 그건 삶이 아니라 치사한 계약 같은 것입니다.
_최소한의 이웃 중에서
사는데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
먹고 사느라 바빠서 생각할 겨를이 없을 수도 있고, 죽음을 향해 가느라 바쁘게 달려가는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유가 있어야 산다고 말하는 사람은 배가 부른 것이다. 주변을 봐라. 한 끼를 위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도 셀 수 없이 많으니까 말이다.
지금 자신의 신세를 탓하지 말고 주어지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어떤 상황도 받아들이고 자세로 임하게 되면 알아주는 이가 나타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