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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Jun 07. 2024

드디어 출판 계약했어요

남들과 비교하는 것은 금물

제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난임 관련 에세이를 출판 계약했어요. 

책 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긴 시간 동안 붙들고 있던 글이었어요. 

글 쓰는 중간중간 스스로 나를 돌아보면서 내가 이 책을 써도 될 주제인가 싶어 멈추고 싶었던 적이 많았어요. 왜 이 책을 쓰고 싶은 가로 돌아가서 다시 상기시키고 계속 써 내려갔었죠. 

사람마다 얼굴 모양새가 다르듯 저마다 겪는 고통의 크기도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었죠. 그렇게 다시 용기를 내서 붙들고 마무리 지은 책이라 나름 자식 낳는 마음으로 소중했어요.

첫 투고 후에 무소식이 이어지면서, '그럼 그렇지, 난 원래 처음부터 뭐든 쉽게 된 적이 없었지'라는 마음이었어요. 재 투고 후에도 며칠 무소식으로 전화가 없자 내 원고가 문제가 있어서 출판사에게 채택되지 못하고 있구나라고 결론지었어요. 그 이유가 뭘까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러면서 더 열심히 읽고 써 봐야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첫 계약이 엎질러지면서 다시 자존감이 바닥난 상태였어요. 그냥 자비출판이든, 어디든지 책을 내주겠다고 하면 얼른 손잡아야 하나라는 마음까지 들었으니까요.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이 출판사를 만난 거예요. 완전 극적 드라마처럼 만났어요. 


지난달 말에 계약서를 이메일로 주고받았죠. 여러 차례 전화 통화 후에 신뢰가 생겼지만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까지는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요. 그날이 바로 엊그제였고요.

사실 저는 멀티태스킹이 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참 단순한 사람이었어요.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못하겠더라고요. 가는 곳마다, 보는 것마다 눈에 들어오지 않고 빙빙 떠다니는 느낌이었어요. 어디에도 글 하나를 쓸 수 없었어요. 정말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지요. 오랜만에 진중했고 진심이었어요.







며칠 출판사 대표님께서 사업차 대구를 내려가시면서 겸사겸사 대전에 사는 저를 직접 만나 사인하고 싶다고 내려오셨죠. 4시에 미팅 시간이었는데 1시부터 아니 오전부터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어요. 정말 더 긴장되고 떨렸어요. 

대전역에서 만나자마자 제 속 마음을 어떻게 아셨는지 모르겠지만 자리에 앉자마자 업무를 먼저 처리해야 한다며 봉투에서 계약서를 내미셨어요. 두근두근 제 심장소리가 커서 누가 들을까 두리번거렸죠.

한적한 카페를 골라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출판사와 출판 시장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어요. 

커피가 이렇게 아무 맛도 안 나도 되는가 싶을 정도로 음미하지 못하고 이야기에 집중했어요.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더불어 대표님이 추구하는 책의 방향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어요.

2만 원이라는 책값이 비싸다면 비싸고 싸다면 쌀 수 있지만 책을 구입한 독자에게 부끄럽지 않은 책을 만들었어야 한다며 여러 번 강조하셨어요. 저 또한 아직 미비하고 부실한 원고에 자신이 없었지만 눈여겨 봐주신 대표님을 믿고 맡기고 싶었어요. 저의 소박하고 투박하게 날 것으로 표현한 원고를 소중하게 봐주셨어요. 

이 글을 읽으시는 저의 진실한 작가님들~~

이달 말까지 원고를 수정하느라 브런치에 자주 글을 못 올리고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지만, 종종 느닷없이 인사드릴게요. 대신 몇 주 후에는 활발하게 활동할 예정이니 기다려주세요. 

떠나가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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