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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Jun 18. 2024

하라 켄야의 행복 정의

ft.저공비행

"세상은 나이 든 남자들에게 '행복'이라는

단어를 내주는 것에 매우 인색하다"라며

"청년도 어른도 노인도 아닌 어정쩡한

자리에서 당당하게 나의 '행복'을 찾고

적정한 시점에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하라 켄야의 행복에 대한 정의는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라고 했다.

나이를 탓하며 행복이 곧 끝날 것처럼 의욕을 잃어버리고 스스로 야망이나 욕망을 억누르고 제압한다. 나이 들었다고 옷차림, 헤어스타일까지

눈치 보면서 점잖게 보이려 애쓴다.

하지만 그건 행복함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우리가 가장 행복할 때는 모두 다르다.

성취감을 느낄 때가 가장 행복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가 보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이 많을 때가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루고 나면 또 다른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무인양품(good designer)출처




작년 도쿄에 갔을 때 긴자 무인양품에 가서 놀랐던 일이 떠올랐다. 딸과 함께 신기한 물건들과 쇼핑하는 내내 쏠쏠한 재미를 느꼈다. 아기자기한 작은 신비로운 생필품을 사는 것은 기본이고 충동구매한 것들까지 한가득이었다. 도쿄에 가면 무조건 들려야 하는 쇼핑 리스트로 추천되는 곳이었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문구류까지 있어서

사 왔던 적이 있다.




<저공비행>이라는 책에서  공(空)에 대해서 언급했다. 몸은 낮추지만 시야를 넓게 하여

다양한 문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저공비행"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니멀한 공간은 최소한을
지향해 미를 완성한다는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_저공비행 중에서




지금이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어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디자인에 대해서도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다.

전통적인 문화를 고려하여 현대와 미래와 융합하여

새로운 사치를 만드는 것이 디자인이고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했다.  




“무인양품은 ‘이것이 좋다’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며
강하게 고객을 유인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이것으로 좋다’고 하는
이성적인 만족감을 고객들에게
드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_무인양품의 철학





무인양품 지평선 시리즈 출처(2003)




하라 켄야가 무인양품의 디자인 전략을 총감독하고 있다. ‘디자이너들이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로 꼽히는 그가 2003년 제작한 무인양품 포스터 ‘지평선 시리즈’는 일본 디자인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걸작이다.


이 포스터는 단출하면서도 강렬하다.

순백의 대지와 푸른 하늘이 맞닿은 지평선 위에 점처럼 서 있는 소녀, 그리고 한편에 박힌 ‘無印良品(무인양품)’ 네 글자. 그는 “지평선이란 아무것도 없는 풍경이지만, 반대로 모든 것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무인양품의 미래를 담아내는 그릇이며 비전”이라고 했다.




하라 켄야는 “인생에서 지력과 체력이 절정에 달하는 때를 예순다섯 정도로 잡고 싶다"라고 했다. 나이가 들며 체력은 저하되지만, 반대로 지식과 경륜은 쌓인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그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이라고 강조했다. “조금씩 몸이 쇠약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은 점점 늘고 있어, 체력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체력은 유지되는 법이라고 믿는다.”



뇌과학들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체력은 떨어질지 몰라도 뇌가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은 이때부터라고 말했다. 나이 들수록 건망증이 생기고 기억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알지만 오랜 경험으로 인해 생기는 장점도 있었다.  노화한다고 한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라 재조직하고, 최적화하고, 기능적 가소성을 지속하는 특징으로 인해 중년의 뇌가 성장을 멈추는 것이 아니었다.


체력도 기르고 지력도 쌓아서 하고 싶은 일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해야겠다. 아직 행복을 손에서 놓기엔 아깝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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