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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Nov 12. 2024

자동차 운전면허 적성검사 갱신기

모바일 IC 면허증  vs 일반면허증

운전면허 적성검사 갱신해 보셨나요?

저는 10년 만에 해보는데 체험기를 써보려고 해요.



오늘은 자동차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받고 갱신하려고 마음먹은 날이다.

대전 운전면허시험장은 일단 집이랑 거리가 꽤 멀기 때문에 일찍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서두르면 출근 시간과 겹치니 9시가 약간 지나면 밀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더 빠르게 접수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준비하고 북대전 IC로 향했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대로 판암 IC를 나와서 구불구불 운전면허 시험장으로 향했다.


이사를 간 후로 10년에 찾아온 가오지구를 지나니 어딘지 모르게 친숙함과 함께 옛 추억에 사로잡혔다. 가오지구를 한참 지나서야 대전 산내 운전면허장으로 가는 이정표가 나왔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지 널따랗게 인도가 생기고 면허시험장 앞에 먹거리를 파는 곳이 있어서 다소 놀랐다. 


처음에는 '누가 이런 매점 같은 곳에서 어묵을 사 먹고 구운 계란을 사 먹을까' 싶었는데 돌아오면서야 알았다.  장사가 꽤나 잘 될 거 같다는 것을. 마치 산을 오르려고 아래에 도착하면 꼭 호떡이나 어묵을 파는 노점을 발견하는 것처럼, 대기 시간이 길다 보니 배고픈 사람들이 배점을 찾게 되는 것이었다.



대전 산내 운전면허시험장을 몇 년 만에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이상하게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변한 게 별로 없다는 게 놀라웠다. 마치 시대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듯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서 12월 31일까지 적성검사를 하라는 문자를 받은 지 꼬박 4개월을 채우고서야 들렀다. 사실 12월이 아니기에 넉넉하게 왔다고 생각했는데 천만의 말씀이었다.


주차할 곳이 없었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조금 더 서둘러서 올 걸 그랬나 후회가 들었다. 민원실에 들어가서 대기표를 보고 더 크게 놀랐다.



대기인수  : 39명



어찌 이렇게 미뤄왔는지 또 후회했다. 몇 년 전 건강검진을 12월에 받으려다 예약을 못해 다음 해 1월로 연기되어 받은 적이 있다. 그때 미루는 습관을 고쳤어야 했는데, 이상하게 자꾸 계산을 하면서 미루게 된다. 나름 우선순위의 일과 덜 중요한 일을 나름 선별하여하고 있는데 말이다.







운전면허 시험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놀라웠다. 수많은 인파로 누가 직원인지 누가 손님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다.  순간 마스크를 하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면서 사람이 적은 곳을 두리번거렸다.


내가 두리번거리는 게 수상했는지 젊은  직원이 다가와서 무슨 일로 왔는지를 물었다. 어찌나 고마운지 알까. 사실 나처럼 두리번거리는 사람이 많은 듯했고,  곳곳에 안내해 주는 요원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었다.


대기실을 둘러보니 십 대에서 70~ 80대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순간 고령 운전면허 갱신할 때 고충을 겪으셨던 친정아버지가 떠올랐다.



대기실에 앉아서 전광판을 바라보았다. 은행처럼 번호가 호명되면 해당 창구를 찾아가면 되는 시스템이었다. 자세히 보니 민원실을 리뉴얼 공사를 완료하고 처음 오픈한 날이었다. 마침 내가 방문한 11월 11일이 민원실 리뉴얼 공사를 완료하고 처음으로 오픈한 날이었다. 그래서 더 어수선했던 것일까?






한참을 기다린 끝에 내 순번이 되어 9번 창구로 갔다. 모바일 IC 면허증과 일반 면허증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모바일은 휴대폰에 신분증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 금액이 조금 비싸다고 했다. 일반 면허증은 적성검사비 포함 발급비가 16,000이었다.  잠시 후 면허증 뒷면에 영문을 넣을지 물어보았다. 


외국에서 운전할 때 도움이 된다고 하여 처음에는 괜찮다고 했다가, 조금 더 멋져 보여서 몇 초 만에 마음을 바꿨다. 여권 조회에 동의하고 뒷면이 영문으로 된 면허증을 발급받기로 했다. 정말 국제화시대가 맞나 보다.


창구에서 모든 일이 끝나고 면허증을 받으려면 15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대기하는 동안 테이블 옆에 쌓여있는 '신호등'잡지가 눈에 띄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서 제작하는 도로교통안전 종합 정보지였다.



집으로 돌아와서 모바일 IC 면허증으로 신청하지 않은 게 후회됐다. 왜냐면 적성검사받으려면 또 10년 후(2034년) 일 텐데, 그때쯤이면 모바일 면허증이 일반화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를 바라지만, 미완성인 인간이라 늘 실수와 후회의 연속이다.





신호등


신호등은 우리 모두의 약속이 아닌가.


신호를 위반한다는 건

약속을 거스르고 위험한

판단을 한 것,

의도치 않게 위반하기도 하는

그것이 사고를 부른다.


신호등 잡지가

앉아서 기다리는

15분 동안 다양한 생각을

넓힐 수 있어 참 좋았다.


신호등 잡지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신호등에 대해 정의 내려보았다.



퇴근길,

여유 있는 하루를
완성하러 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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