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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Dec 27. 2023

억울하다고 말하고 떠난 나의 아저씨 이선균 배우


아. 비통하고 원통한 죽음이라 할 말이 입이 떨어지지 않고 조심스럽다.



가을에 초등 교사 사망사건이 채 아물기도 전에 또 우리에게 믿어지지 않는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2023년이다.

다가오는 2024년을 며칠을 앞둔 오늘 오전 인터넷 기사를 보고 가짜 뉴스라 생각했다.



"40대 남성 의식 없는 채 발견..."



클릭을 하고 싶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 돌아와 보니 가짜 뉴스가 아니었다.

어쩌면 점심 먹으러 가는 내에 확인해 볼 수도 있지만 보고 싶지 않았다.

내 눈으로 그 비통함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이선균 배우와 아무런 관련도 없지만 참 괜찮은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잘못 생각했던 건가라고

계속 물음을 던졌던 뉴스를 통해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았다.


원래 그 배우를 알았던 것은 '커피프린스'라는 드라마로 2007년에 처음 알게 되었고 그 후로는 잘 몰랐다. 그리고 유명한 영화로 '기생충'과 '나의 아저씨'로 인기를 휩쓸었다.


TV 드라마를 잘 보지 않아서 얼마 전에 '나의 아저씨'를 넷플릭스로 몰아보기 해서 아주 좋은 감정을 유지하는 와중에 마약 혐의 사건이 터졌다. 너무 실망스러웠지만 연예계라는 특정 직업이라 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공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도 사람이기에 어찌 모든 걸 참고 살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넘겼다.







나의 아저씨 스틸컷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인사를 먼저 전한다.


이선균 마약 협의로 뉴스에 계속해서 올라왔던 게 벌써 지난 10월 말이었다.


마약 스캔들, 마약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국립 과학수사연구원에서 몇 차례에 걸친 정밀검사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선균 배우는 이 나라가, 이 사회가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생각한다. 뉴스에 계속해서 나오고 계속 조사받으며 거짓말탐지기 조사까지 해달라고 할 정도로 호소했건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사람들은 외면했다.


군중심리가 가장 나쁘고 무서운 것이다.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세상에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고 누구나 알고 있다. 살다가 길 위에 쓰레기 버리는 사람 없다고, 교통위반하는 사람 없다고 하지만 눈을 부릅뜨고 찾아보면 단 한 명도 없다는 개 사실이다. 운이라는 게 이럴 때 나온다. 그저 운이 나빠 걸리는 사람과 아직 걸리지 않는 사람들로 나뉠 뿐이다. 공인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죽고 싶을 만큼 힘들게 했을지 알고 있는데 숨 쉬고 싶지 않은 만큼 힘들었나 보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가족들 때문이라도 살았어야지. 처음부터 인정했으니 죗값을 치르고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살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답답하고 힘들도 지쳐 세상이 싫다 하더라도 한 집의 가장이었다.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플 틈이 있을까 싶었다.


비통하고 애통한 것은 가족뿐만 아니라 그 모습을 오롯이 지켜보는 국민들과 팬들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 생각뿐이다. 누구나 사람을 실수하기 마련이고 완벽하지 않기에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으면 그만인데 하루 종일 가슴이 멍 먹히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는 얼마나 불안하고 하고 싶은 말을 삼키면서 기다렸을까 싶다.


가족들의 고통받는 것이 가장 괴로웠다면서 그 가족들을 남기고 어찌해야 할까.

너무 속상하고 애통하다.



너무 억울하다는 말만 하고 남긴 이선균 배우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나의 아저씨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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