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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an Feb 04. 2022

노션으로 린하게 분석하는 스타트업 성장 선순환.

[코드스테이츠 PMB 8기] 린 분석


성공을 예측하는 31가지 사례와 13가지 패턴을 다룬 책, <린 분석>에서는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를 공감-흡인력-바이럴 효과-매출-확장 5단계로 구분했다. 이 단계들을 입 말로 간략히 풀어쓰면 다음과 같은 스토리라인을 갖는다. 제품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충분히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제품의 솔루션은 흡인력으로 성공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제품력이 입증되었다면 바이럴을 통해 전파 속도를 높이고 실제 사업성을 입증해야 한다. 모든 단계가 완료되었다면 더 큰 생태계에 참여하기 위해 시장을 확장한다.


노션은 실리콘벨리에서도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그리고 그 성장의 중심에는 3단계 '바이럴 효과'가 큰 축을 차지한다. 특히 마케팅이나 인위적인 바이럴 방식을 통한 성장이 아닌 사용자들의 자발적 바이럴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고객 확보 비용이 현저히 낮다. 이는 스타트업에서 생태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성장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노션의 성장 사례는 흔한 경우가 아님이 분명하지만 이를 분석함으로써 스타트업 성장의 핵심을 살펴볼 수 있으리라 본다. 본격적으로 성장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바이럴 효과가 발생하기 전까지 노션의 지나온 발자취를 간략하게 정리해보겠다.




공감 단계 : 노션의 초기 MVP 모델은 웹과 앱을 만드는 도구였다. 이를 프로토타이핑으로 만들어 몇 년간 실험했지만 제품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공감을 얻지 못했다. 그 이후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 제품의 방향을 완전히 피봇해 바쁜 현대인의 삶에 필요한 제품을 만든다. ‘레고’처럼 조립하는 올인원 생산성 도구, 그렇게 우리가 지금 아는 노션이 탄생하게 된다.



흡인 단계 : 노션은 개인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했으며 더 많은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들이 선택적으로 유료 모델을 이용할 수 있게끔 했다. 노션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트렌디한 디자인, 높은 사용성은 시장에 빠르게 스며들었고 제품의 팬들을 양상 했다. 이러한 점을 보았을 때, 노션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전인 MVV(minimum viable vision)를 충족해 흡인력을 빠르게 입증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바이럴 단계 :

노션의 성장 선순환을 만든 강력한 네트워킹 효과



바이럴 효과의 저력은 사용자를 무한등비급수의 합만큼 견인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이러한 성장이 이뤄지려면 성장 순환 고리의 형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노션의 바이럴 효과는 주로 노션 유저들이 형성한 템플릿 갤러리를 통해 일어났는데 그 과정을 정리하면 아래 이미지와 같다.

노셔너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템플릿을 공유한다. 이것은 바이럴 효과로 이어지며 신규 고객의 유치를 돕는다. 유입 유저들은 템플릿을 통해 노션 사용의 진입장벽이 낮아진다. 그들은 점차 헤비 유저가 되어 템플릿을 만들고 배포해 다시 새로운 유저를 유입시킨다.


노션의 템플릿 갤러리는 강력한 네트워킹을 통해 하나의 큰 순환 고리를 형성했다. 올인원 협업툴로써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노션의 특성은 *내재된 바이럴 효과를 일으켰고 제품에 만족한 사용자들이 공유하는 정보들은 *구전 바이럴 효과를 일으켰다.


내재된 바이럴 효과 :
제품 자체에 내재되어 있어 제품의 기능을 사용하면 바이럴 효과가 발생한다.
구전 바이럴 효과 :
제품이나 서비스와 독립적이며, 제품에 만족한 사람들이 제품에 대해 이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바이럴에서 가장 중요한 몇 가지 사실을 도출해볼 수 있다.


(1) 사용자가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제품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린 분석의 3단계, 바이럴이 일어나기 전에 2단계 흡인력에 대한 입증이 무조건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제품이 충분한 시장 가치가 없다면 바이럴은 제품이 형편없다는 것을 알리는 수단으로 전략하고 만다. 


(2) 성장 순환 루프를 형성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노션의 경우 자체 템플릿 갤러리를 통해 유저들이 자신의 템플릿을 공유할 수 있는 풀을 형성했다. 이후 레딧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에서도 유저들의 자발적 참여로 커다란 커뮤니티가 형성되기는 했지만 자체적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은 서비스 초기의 순환 고리를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다.


(3) 가장 중요한 것은 잔존율.

1번과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제품의 시장 가치가 충분하지 않다면 사용자들은 쉽게 이탈하고 만다. 헤비 유저를 만들지 못하는 만큼 제품의 전파 속도는 점점 느려지기 때문에 순환 루프가 끊어지기 쉽다. 결국 Retention is King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션은 개인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했고 이는 바이럴 효과를 크게 가속화시켰다. 노션이 부분유료화 모델 전략을 취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타깃하는 시장이 넓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노션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 협업툴이기 때문에 범용성이 굉장히 크다. 또한 노션은 B2C 뿐만 아닌 B2B를 매출원으로 겨낭하고 있기 때문에 부분유료화 전략이 가능했다. (이 지점에서 바이럴을 통한 성장 선순환이 추가적으로 일어나지만 본질은 같으므로 해당 포스팅에 추가하지는 않겠다.) 





그렇다면 이러한 성장은 노션이기 때문에 가능했을까? 혹은 SaaS 산업에서만 가능한 일일까?


분명 노션의 성장 과정은 과히 이상적인 면이 있다. 사업 모델에 따라 바이럴이 일어날 수 있는 형세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벤치마킹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성장 선순환을 이끄는 바이럴의 본질은 사업 모델에 관계없이 모두 같다. 이를 염두하여 저마다의 사업 모델에 맞는 순환 고리 전략을 세우고 잔존율을 유지시킬 수 있도록 좋은 선행 지표를 추적하는 것이 진정한 Growth Hacking이 될 것이다.




글을 마치며,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 짐 콜린스는 그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원제 Good to great)에서 "기술은 추진과 성장의 가속 장치이지 절대 생성 장치가 아니다." 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노션 성장의 핵심을 특정 사업 모델이나 기술의 덕택이 아닌 브랜딩의 관점에서 해석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노션의 성장 비결은 디자인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서의 '디자인'은 브랜드 디자인, 즉 미션과 비전부터 톤앤매너까지 포괄한다. 


고객에게 제품의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는 일이 좋은 제품을 것보다 어려운 세상이다. 따라서 브랜드 디자인(브랜딩)의 중요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고 있다. 노션은 좋은 브랜딩의 예로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가 수정할 수 있고 모두가 그들 자신의 것을 만들 수 있는 툴 개발> 이라는 비전에 맞춰 개인 사용자들에게 거의 모든 기능을 무료로 제공했고 현재는 비전에 부합하는 단계로의 서비스 확장(API 서비스)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트랜디한 디자인 톤앤매너는 실생활에서 계속 사용하고 싶을만큼의 Lock-in 요소로 작용하여 노션의 팬, 헤비 유저들을 키웠다. 


결국 진정한 바이럴 효과를 견인하는 힘은 제품이 가진 본질적인 가치에 있고, 기술 혁신이 쉬워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그 본질적인 가치를 키우는 차별화 전략은 브랜딩을 통해 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참고 자료

린 분석 - 앨리스테어 크롤, 벤저민 요스코비츠

EO - 20명이 만든 실리콘밸리 1조 기업, 노션 이야기

Medium : Breaking Down Notion’s Organic Growth Strateg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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