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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수 Jan 08. 2023

우리는 누군가의 감정폭탄 처리반이 되어야 한다

마음을 달래주는 글 7 

부모는 자녀들의 감정 폭탄 처리반이다. 

때로 누군가를 마음으로 돕는다는 것은 감정 폭탄 처리반이 되는 것이다.      

    

힘든 감정을 겪는 사람이 주변 사람들에게 힘든 감정을 전할 때 

누군가 그 감정을 잘 처리해주지 못하면 

결국 그 감정은 터져버리게 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피해를 보게 됩니다.      


우리는 미숙하고 어렸을 때 

힘든 감정을 투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힘들고 파괴적인 감정들을 부모를 향해 엄청 폭파시켰고,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를 안고 품어 주었습니다. 

때로는 달래주기도 했으며, 같이 아파해주기도 했고 대신 불같은 화를 먹어주기도 했습니다.      


아이의 불붙은 폭탄같은 감정을 다시 아이들에게 되돌려주면 

다치는 것은 아이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감정을 거부하거나 받아주지 않아서 

자기 안에서 폭탄이 터진 경험을 한 아이들은 

멸절 되거나 혹은 엄청난 파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얼어붙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정신분석가 비온이 주로 말한 이 과정을 한 마디의 단어로 정확하게 옮기긴 어렵습니다. 

파괴적 감정 담아주기, 나쁜 감정 처리하고 되돌려주기의 이 과정은 

모든 아이들의 마음에서 겪는, 

아이의 마음이 죽지 않게 하는 중요한 내면의 과정입니다.      


누군가 나에게 감정의 메시지를 보냈을 때, 

누군가 나에게 도움의 편지를 보냈을 때, 

읽지도 않고 남겨진 메시지처럼,

뜯지도 않고 되돌아온 편지처럼, 

아무 지원을 받지 못하면      


우리 가슴의 감정 폭탄은 

내면에서 폭파하거나 혹은 불발된채로 묻혀있거나 얼어붙어서 숨겨져 있게 됩니다. 


때로 치유의 대화나 상담이라고 하는 것은 

감정을 만나고 살펴보고 분해하고 재조립해서 다시 재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입니다. 

위험을 제거하고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한다는 측면에서 폭탄 처리반 같은 활동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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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아이건, 신앙과 변형, 이재훈 옮김, 한국심리치료연구소, 

87-89p 독서 후 영감을 받아 정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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