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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수 Jan 09. 2023

너무 옳지 않아도 된다

마음을 달래주는 글 8

마음을 달래주는 글 8      

도움 주는 사람이 낮아져야, 치유공간은 열린다
 

자녀에게

후배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면

그들이 잘못했던 것,

인생에서 내리막 길에 있었던 일의 이야기를

고백할 수 있게 해주셔야 합니다.


창피한 것을 말해도 되는,

낮은 곳에서 들어줄 수 있는,

치유자가 있어야 변화가 일어납니다.      


자녀가

후배가

사랑하는 사람이

도움을 받는 사람이

두려워서

잘했던 것만, 옳은 것만, 건강한 것만

말해야 한다면,

높은 곳에 있는 치유자와 지내면

변화가 어렵습니다.      


마이클 아이건은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갈 수 없는 치료자의 무능이 환자를 더 아래로 밀어 넣을 수 있다” 라고 말하면서

“환자를 더 건강하게 만들려고 시도하지 말고, 환자 자신에게 얼마나 나쁜 일이 있었는지를 표현할 수 있는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해보라고” 조언하였습니다.      


치유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얼마나 잘했는가,

얼마나 건강해졌는가,

얼마나 훌륭해졌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바보같았는가

얼마나 나빴는가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 ‘흠없는’ 사람에게 와서 ‘흠집’난 이야기를 하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도움 주는 사람의 겸손이,

도움 주는 사람이 마련한 상처의 공간이

도움 받는 사람의 상처를 초대할 수 있습니다.       

---- 마이클 아이건, 신앙과 변형, 이재훈 옮김, 한국심리치료연구소, 102-103쪽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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