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말을 안해요
“엄마가 기력이 없다” 출동벨소리와 함께 지령서가 출력된다.
익숙한듯 집어들고 어떤환자인지 머릿속에 그려본다. “열이 날까?”, “저혈당일까?”, “머리?” 등등
나름의 진단을 내리고 구급타에 올라탄다.
나는 신고자에게 전화를 건다. 뚜뚜.. 신호음이 울리고 몇번 안되서 신고자는 전화를 받는다.
“네 출동중인 119입니다 환자분 어디가 아프세요?”
오늘 오후부터 엄마가 노인회관 다녀온 후로 의식이 가라지고 말을 안해요 빨리 와 주세요!
네 가고있습니다!
혹시 환자 @#$##% 이런저런 환자의 병력을 청취하고 보호자를 진정시킨 후
도착예정시간을 알려주고 전화를 끊는다.
반장님! 환자 의식이 가라지고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 출동 대원에게 상황을 알리고 현장에서 어떤 처치를 할 건지 의견을 공유한다.
어두컴컴한 작은 마을길에 들어가 환자의 집을 찾아본다.
환자의 보호자가 구급차의 불빛을 보고 손을 흔든다. 마치 무인도에서 등대를 본것처럼.
소리를 내며 안심을 시키고 방으로 후다닥 들어갔다.
할머니 눈떠보세요! 어디가 아프세요 여기가 어디에요! 환자의 상태를 파악한다.
환자는 다행히 의식이 있었고 우리와 눈을 마주치며 입을 오물거린다 “안아파”
응? 당황한 나머지 우리는 서로를 쳐다봤다.
기본적인 바이탈사인을 체크하니 특별한 것이 없었다.
할머니 어디가 아프세요! “안아파!” 그렇다 안아프시단다.
순간 당황했지만 다시 물음을 바꿔본다. 할머니 몸에 힘이 없으세요? “그래” 졸리세요? “그래”
할머니는 평소와는 다르게 졸리고 힘이 없다고 말하셨다.
다행이라는 안도의 한숨이 들려오고 신고자도 이내 마음을 내려 놓는다.
정확한 이유를 알기위해 할머니를 구급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간다.
할머니와 딸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평소 일상대화를 하지만 장난을 거는
딸의 목소리에는 사랑이 담겨 있다.
그런 늙은 딸의 애교가 싫지 않은지 할머니는 무심한듯 툭툭 대구한다.
그걸보는 우리팀은 먼저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는 안도감과 모년간의 장난을 보고 씨익 웃는다.
아픈환자를 태우는것보다 아프지 않는 환자를 태우는게 더 좋다. 누군가는 심각하지 않다는 증거니까.
가끔 카카오택시처럼 느껴질때도 있지만 그게 개인의 욕심이 아닌 순수한 마음과 걱정에
구급차를 부른것이라면 전혀 밉지 않다.
삶과 죽음을 보면서 구급차를 타면 인생사 시작과 끝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만큼 삶과 죽음을 가까이서 지켜본이가 얼마나 있겠는가?
우리도 결국에는 마지막을 맞이하겠지만 (새롭게 태어날수도 있겠지) 곁에서 지켜보며 많은것을 느낀다.
첫째 삶을 버리지 않을것.
둘째 행복하게 살것.
결국 돌고돌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행복해야 겠다는 결론이 나오더라.
앞으로도 경험할 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사는동안 좋은것만 보고 행복한 것들만 찾아서 해도 모자르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