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최전선에서 ep.2

고통없는 곳에서

by Arche

지역대에서 2명이서 구급차를 탈때의 이야기다.

늦은 밤 출동 벨이 울린다. “구급출동” “구급출동” 오토바이가 도로에 쓰러져있다.

지령을 듣는순간 불길함이 엄습했다. 밤 12시가 넘은시각 오토바이가 쓰러져 있다고?

사고가 났거나 목격을 했으면 분명 관련 동보가 있을텐데 저 내용말고는 없었다.


구급차에 올라 소방서를 빠져나왔다. RPM을 올려 사고장소로 향했다.

거리는 약 5키로 시골의 밤거리는 이슬이 내려 촉촉하고 스산했다.

불빛하나 보이지 않는 좁은 이차선 도로를 쌍라이트를 켜고 달렸다.


치익. 짧은 무전소리가 들렸다. 신고자 CPR중.


역시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필요한 장비를 머릿속에 그렸다. AED, AMBU, … 현장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헬멧을 쓴 한 남성이 축 쓰러져 있었다. 사고가 난 원인도 알 수 가 없었다.

온몸은 쇼크인지 땀으로 젖어있었고 숨결은 느껴지지 않았다.


심장충격기를 몸에 붙였다. 리듬은 무수축. 심장은 뛰지 않았다. 서둘러 심폐소생술을 이어나갔다.

경추보호대를 적용시키고 헬멧을 조심스럽게 벗겼다. 따뜻한 피가 흘러내렸다.

그때 나는 두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남성의 얼굴은 너무나 앳되 보였다.


잠시 주춤했으나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응급처치를 끝내고 구급차에 태운 후 바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송하는 동안에도 청년의 숨은 돌아오지 않았다.


정신없는 시간을 지나 병원에 도착한 후에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할일이 남아있었다. 인적사항 파악. 사고가 어찌됐든 일단 보호자에게 연락이 필요했다.


관내 경찰에게 연락해 보호자의 연락처를 알아 낼 수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전화했다.


뚜…뚜… 찰각. “넌 이시간에 왜 아직도 안들어오니!”

걱정스런 마음으로 다그치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음을 가다듬었다. “119입니다” “? 119요? 무..무슨일인데요?”

엄마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리는게 느껴졌다.


“000님 보호자분 이십니까?” “네? 맞는데요 무슨일인데요?”

“아 지금 아드님이 오토바이를 타다가 많이 다치셨습니다. 지금바로병원으로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이다쳤나요?“ “일단은 와서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뚝 간단하게 통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여기까지가 우리의 일이었다. 서둘러 정리를 하고 자리를 빠져나갔다.


나는 아직도 이 통화가 머릿속에 맴돈다.

내 감정을 들키지 않기위해 감정을 숨기고 마지막을 전해야 했던 통화.


걱정스런 엄마의 다그침을 끝으로 그 청년은 그날 숨을 거뒀다.

후에 밀려왔을 그 고통이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


사실 우리는 현장을 많이 경험해서 알 수 있다. 될지 안될지.

너무 안타까운 현실에 기적을 바랬지만 아직까지 그런 기적을 한번도 일어난적이 없었다.


안타까운 죽음은 트라우마로 남는다.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좋은것만 생각하고 싶어도 우리의 머릿속에 남는다.

출근 길 그 사고자리를 지나갈 때면 청년이 쓰러졌던 그날의 현장이 떠오른다.


우리가 할 수 있는건 그저 고통없는 곳에서 잘 지내고 있길.

못다피운 젊음이라는 꽃을 그곳에서는 원없이 피우길 바래보는것 뿐.


제발 그 누구도 아프지도 다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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