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보러간날

행복에 대하여

by Arche

꽃을 좋아하는 아내가 아침부터 바람을 넣었다

"산수유 축제라는데.."


창밖을보니 흐릿한 날씨가 조금 갠듯하여 비가오지 않을거라는 합리화를 마음속으로하고

부랴부랴 아이들 옷을 입힌 후 도시락을 싸서 밖으로 나섰다


호기심많은 둘째는 창밖을보며 세상구경하느라 신이났고

첫째는 쫑알쫑알 궁금한것을 쏟아냈다


창밖 구경하는것을 좋아하는 탓에 거리는 조금 멀지만 국도를 타고갔다 그런데

2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축제장 입구쯤와서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앞유리에 톡톡 떨어졌다


"괜찮아 이정도는 맞을 수 있을 정도야"

막히는 축제장 입구를 뚫고 주차를 하는데 빗방울이 더 거세졌다


"도시락을 먼저 먹고 돌아보자 조금 지나면 그칠거야"

아이들을 다독이며 도시락을 먹으려다가 묘안이 떠올랐다


"우리 트렁크에서 먹자"

네 식구가 아니 다섯식구가 차 트렁크를 열고 내리는 빗방울을 보며 유뷰초밥을 씹어먹는데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요근래 느껴보지 못했던 묘한 기분이었는데

일상에서 느끼던 행복과는 조금다른 느낌이었다


이게 낭만과 행복이 합쳐진 느낌이랄까?

뭔가 이 느낌은 평생토록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느낌이었다


문득 아이들과 캠핑을 가도 이런 느낌을 받을것 같았다


아무튼 도시락을 먹고 딸기를 먹고 간식을 다 먹었는데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에 우비를 빌려보려 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내리를 비를 뚫고 차밖을 나와서 후딱 사진만 찍고 다시 차에 올라탔다

뭐 그래도 이만하면 됐지하며 자리를 벗어나려던 찰나 비가 거짓말처럼 그쳤다


아이들과 산수유꽃밭을 걸으며 휴대폰사진의 셔터를 눌러댔다

마을 뒷편 지리산은 자욱한 안개옷을 입고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는데

아름다운 한폭의 수묵화 같았다


영업잘하시는 군밤아저씨의 호의에 넘어가 군밤을 샀지만 맛있어서 신나게 까먹고 돌아다녔다

주변 사람들이 많이 가지않는곳의 팁도 받아서 들렀다가 왔다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추워서 떨기도 했지만

참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다


상황이 어떻든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좋은 추억을 남길 확률은 늘어난다

밖으로 나가자 인생에서 똑같은 하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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