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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구마마 Nov 09. 2015

다른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말라고요?

치킨을 봐도 먹고 싶어 하지 말거라


잠깐, 비교하지 않는 게 가능하긴 해?


'불행하지 않으려면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라. 행복은 너 안에 있다 '

 자기계발서에 자주 등장하는  말입니다.


 "그래 맞아, 비교해서 뭐해. 행복은 우리 안에 있다고 하잖아? 현재에 만족하자".

 마음을 다잡습니다.










부러움은 자연이 남긴 선물

 그런데 여기서 잠깐.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심리학적으로 봤을 때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라는 말은 곧 지금 눈앞에 있는 치킨을 보고도 군침 흘리지 말라는 것만큼이나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 


"와~ tv에 나오는 저 치킨 맛있겠다!"

"어허, 치킨을 먹고 싶은 마음을 버려 .!"

"...... ?"


  인류는 탄생 이후 99%의 삶을  수렵채집인으로 살았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문명시대는 단 1%도 되지 않죠. 때문에 지금 우리의 본성은 동물을 잡고 과일을 따먹던 수렵채집 시대 삶에 맞춰져 있습니다.


원시인 관점에서 부러움의 감정이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을지 생각해 봅시다. 아래 이야기를 볼까요?


▲ 이야기 1
들판에 앉아 햇빛을 쬐고 있던 A는 깜짝 놀랐다.
 친구 B가 맛있는 열매를 한 아름 안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저 많은 열매가 어디서 났단 말이지? '

족장님은 B가 무척이나 대견 스러웠다.
사냥도 잘하는 B가 이제는 덤으로 열매까지 따오다니 역시 차기 족장감이다.

A는 그런 B가 부러웠다.
여자들도 모두 자신보단 B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이대로 있다간 부족에서 입만 축내는 쓸모없는 존재가 될 것만 같았다.
 A는 그날부터  어떻게든 부족에서 제일가는 사냥꾼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 이야기 2
들판에 앉아 햇빛을 쬐고 있던 C는 깜짝 놀랐다.
친구 B가 맛있는 열매를  한 아름 안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와! 정말 대단한 친구야!"

C는 그저 기쁠 따름이었다.
어서 B가 따온 열매를 맛보고 싶었다.

다음에도 B가 탐스런 열매를
가득 따왔으면 한다.


위의 두 이야기에 등장하는 A와 C 중 어떤 사람이 생존에 더 유리했을까요? 당연히 A겠죠.

다른 사람이 획득한 것을 보고 러움은 그 사람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남을  부러워하는 기제를 남긴 것은 실수가 아닙니다. 남을 부러워하는 본성은 살아남기 위해 필요했던 심리 기제 입니다.  부러움이 없었다면 우리 선조들은 생존과 번식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덜 했을 것이고, 그만큼 자연에서 살아남을 떨어졌겠죠.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이미 획득한 것을  부러워하도록 진화했다

 

좀 더 이론적으로 들어가볼까요? 인지심리학자 스티븐 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행복 추구는 주어진 환경에서 합리적인 노력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져야 한다.  합리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 우선 다른 사람들이 이미 획득한 것이 좋은 정보원일 수 있다. 그들이 그것을 얻을 수 있다면 나 역시 그럴 수 있다. 여러시대에 걸쳐 인간의 조건을 관찰했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비극을 지적해 왔다. 사람들은 이웃들보다 낫다고 느낄 때 행복하고, 그들보다 못하다고 느낄 때 불행하다." (599~600p)


  다시 한 번 수렵채집 시대를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어느 날 같은 부족 친구가 토끼를 잡아왔습니다.  아마도 이 근처에 토끼 굴이 있나 봅니다.  뇌는 부러운 감정을 줍니다.


"아이쒸.. 부럽다"


여.기.서.!

내가 느끼는 부러움은 꽤나 합리적입니다. 옆집 철수가 토끼를 잡았다면  나라고 못잡을 이유도 없으니까요. 나는 이 부러운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당장 토끼 잡을 궁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이미 획득한 것을 부러워하도록 진화했다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러움의 대상이 내 주변인 일 수록 그 정도는 강해집니다. ( 브래드피트가 몇 백억 짜리 집을 사도 그다지 부럽지 않지만, 직장동료가 10억짜리 아파트를 사면 배가 아픈 것과 같은 이치 )











비교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 얽매이지 말자


 비교의 불행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주위를 나보다 못난 사람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중 그런 삶을 원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행복을 위해 의식적으로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을 멈추려고 하는 것은 눈앞에  잘 익은 고기를 보고 '이 고기를 싫어 하자'고 마음먹는 것 만큼이나 부자연스럽습니다. 비교하지 않으려고 비교 그 자체에 얽매이는 것은 어쩌면 더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겠습니다. 


비교하는 자신의 모습을 자책하기보다 자연스러운 우리의 본성을 인정하고,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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