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칼튼 호텔 만한 다이아몬드
북 에세이, <리츠 칼튼 호텔 만한 다이아몬드>, 피츠 제럴드
부자가 되고 싶다.
얼마나?
그러게, 한 번도 부자로 살아보지 않아서 얼마나 가져야 부자인지 떠오르지 않는다.
그때 떠오른 ‘리츠 칼튼 호텔 만한 다이아몬드’.
리츠 칼튼 호텔 만한 다이아몬드!
세상에.
그렇게 큰 다이아몬드가 있나?
있다.
피츠제럴드의 소설에 그럴싸하게 그려진다.
퍼시 워싱턴이란 잘 생긴 소년의 집에 초대받은 존.
“우리 아버지가 지금까지는 세계에서 제일 부자야.”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그의 집에 도착한 존은 그러려니 할 문제가 아니란 걸 깨닫는다.
퍼시의 집 방의 벽은 모두 부드러운 순금이었고, 모든 곳에 다이아몬드란 다이아몬드, 모든 크기와 모양의 깨어지지 않은 다이아몬드 덩어리가 줄지어 늘어서 있었으니. 게다가 접시까지도 두 겹으로 겹친 다이아몬드였다. 존은 퍼시에게 사과한다.
"퍼시, 퍼시 사과하고 싶어."
"뭘"
"네가 리츠 칼튼 호텔 만한 다이아몬드가 있다고 했을 때 믿지 않았던 것."
"나를 믿지 않았다고 생각했어. 그게 그 산이야."
"그 산이라니?"
"이 성이 올라앉은 산. 산이라고 하기엔 그리 크지 않지. 하지만 위에 덮인 약 50피트 정도의 잔디 떼창과 자갈들이 없으면 하나의 다이아몬드야. 흠도 없는 1 세제곱 마일 짜리 하나의 다이아몬드라고."
다이아몬드 산을 발견한 퍼시 가문은 광물을 모두 라듐으로 바꾸고 광산을 폐쇄했단다. 전대미문의 호사스러운 생활을 대대로 해도 남아 돌 다이아몬드. 다만 비밀유지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었다. 그래서 비밀유지는 그 호화로움을 구경한 대가로 감금되거나 죽어야 했다. 자신이 8월이나 9월에 죽게 될 운명에 처한 것을 깨달은 존.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존이 그 집 딸 ‘키스 마인’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한편 그 성에서 유일하게 도망친 이탈리아인으로 인해 공격을 받게 된 퍼시 가문은 위기에 처한다. 존은 그들과 함께 탈출한다. 탈출 직전에 키스 마인에게 보석상자에 있는 다이아몬드를 주머니에 넣으라고 존이 말한다.
그들의 삶을 지켜줄 유일했던 다이아몬드였건만. 철딱서니 없는 부잣집 딸은 가짜 다이아몬드를 가져왔다. 진짜 다이아몬드에는 좀 싫증이 났다며.
키스 마인은 옷 한 벌과 무일푼 약혼자와 여기 이렇게 있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며 여전히 철없이 군다. 하지만 존은 ‘별이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는 그녀. 그 ‘별들이 겁난다’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쨌든 우리는 사랑하기로 해요.”
그리고 담요로 몸을 감싼 후 잠에 빠져들었다.
이렇게 소설은 끝난다. 허무의 순간에 ‘사랑’이 꽃피며.
리츠 칼튼 호텔 만한 다이아몬드는 그렇게 손에서 빠져나갔다.
언젠가 새해 인사로 “여러분 부자 되세요!” 라며 빨간 산타 모자를 쓴 김정은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질릴 정도로 많이 나왔던 것이 생각났다.
부자, 되고 싶다.
얼마나?
음. 정확히 얼마나 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키스 마인처럼 가짜 다이아몬드가 좋아질 정도가 아닌 건 확실하다.
적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