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오늘 어떤 책을 읽으셨나요?
취미가 무언지 묻는 질문에 '독서'라고 써본다.
2023년 기준 성인 평균 독서량이
3.9권인 시대에 나는 책을 읽는다는
(혼자만의) 지적 허영심이 가득 담긴
답변을 적고 생각해 본다.
과연 취미에 독서라고 쓸 만큼 책을 읽고 있을까?
나는 한 달에 몇십 권씩 읽는 다독가는 아니다. 아니 그렇게는 못 읽는다는 게 맞겠다.
한 달에 적으면 4권, 많으면 8권 정도의 책을 읽고 매년 50권을 읽고자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있으니 취미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일이지도 모르겠다.
올해는 오늘을 기준으로 40권을 읽었다. 어쩌면 올해는 성공을 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소설, 인문학, 에세이, 자기 계발 장르는 가리지 않는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챙겨보고 그 외에는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 대부분 제목을 보고 선택하는데 읽다 재미없는 책은 도중에 덮어버린다.
그렇게 완독 하지 않은 책은 독서 목록에 기록하지 않는다. 얼마 전 읽은 문형배 재판관 <호의에 대하여>에서 ‘재미없는 책은 서평을 쓰지 않는 것으로 복수한다’고 하던데 나는 독서 목록에 남기지 않는 것으로 소심한 복수를 하는 셈이다.
소파 옆 협탁 위에 한 권,
책상 독서대에 한 권,
침대 옆 서랍장 위에도 또 한 권.
여러 권의 책을 여기저기 두고 손에 잡히는 대로 읽는다. 그러다 보면 달랑 한 장을 읽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그 한 장도 못 읽고 지나간다. 핑계를 대보자면 세상엔 책 보다 재밌는 게 너무 많으니까. 스마트폰의 유혹을 떨치는 일은 쉽지 않다.
책을 읽어서 엄청난 지식을 쌓고 깊은 성찰, 큰 깨달음을 얻겠다는 거창한 포부는 없다.
그저 취미가 무엇이냐 묻는 질문에 ‘독서’라는 반듯한 단어를 적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책을 읽는다. 습관처럼 책을 읽는 삶을 살기 위해 읽는다.
혹, 지하철에 앉아 책을 읽는 누군가의 손에 들린 제목이 궁금해 고개를 기웃거려 본 기억이 있다면, 친구 집 책장에 꽂힌 책들을 찬찬히 훑어본 기억이 있다면, 저 사람은 무슨 책을 읽는지 궁금한 순간이 있었다면, 함께 책장을 둘러보는 마음으로 <타인의 책장>을 읽어 주시기를 바라본다.
나아가 화면 너머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에 묻고 싶다.
당신은 오늘 어떤 책을 읽으셨나요?
저는 말이죠 ……
<타인의 책장>은 책을 읽으며 느끼는 감상들과 일상의 이야기를 함께 쓰는 독서 에세이입니다.
매주 월, 금 연재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