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

– 다친 고양이를 위한 시

by 혜윰의 해밀

미카

– 다친 야생고양이를 위한 시

임미옥


어디쯤,

아직 머물고 있을까


뜰에서

커다란 상처를 입고

내게 와

조용히 몸을 누이던 너


조심조심, 머뭇머뭇

내 손길에 따르고 기대다

바람길 멀리 달아나버린

작은 야생고양이


불러준 이름대로

너는 내게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를

일깨워준 천사였을까


어디에 있든

너의 길 위에 햇살이 깃들고

다시는 상처 입지 않기를


다시는

낯선 발톱에 찢기듯

아프지 않기를


♧ 시인의 노트 – 「미카」를 쓰며


미카는 집 앞에 살던 야생고양이었다. 어느 날 큰 상처를 입고 나타났고, 나는 한동안 정성껏 돌보았다.


그 아이는 상처 난 몸을 잠시 내 곁에 누였다. 살아나기 위해 내 손길을 받아들였고, 기운을 회복하자 바람길로 사라져버렸다.


그가 떠난 뒤에야 생각이 미쳤다.

애초에 천사 미카엘에서 온 ‘미카’라는 이름이,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미하일과 나였음을.

그 존재는 잠시 내게 와 마음을 두드리고 떠난, 작은 천사였음을.


생각해보면, 내게 스쳐 지나간 마음들도 모두 그렇게 와서 머물다 저마다의 길로 사라졌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조용히 기도하게 된다.

그 아이가 어디에 있든 햇살이 깃들고,

다시는 상처 입지 않기를.

다시는, 어떤 발톱에도 찢기듯 아프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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