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의도

by 혜윰의 해밀

이 글은 이해받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다. 지금 쓰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쓰는 글이다.


소설의 형식을 빌렸지만, 이 작품의 목적은 이야기의 흥미가 아니다. 지금 이 사회를 감싸고 있는 공기, 말해지지 않은 침묵, 그리고 그 침묵이 어떻게 집단의 심리가 되어 유지되는지를 의식화하는 데 있다.


이 소설에서 죽음은 침묵이 아니다.

여덟 번의 죽음은 이미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시는 진실을 직면하는 대신 긴 겨울을 선택했고, 침묵으로 공모했다. 그 선택의 결과로 겨울은 끝나지 않고, 시간은 얼어붙은 채 반복된다.


『겨울 별장의 진실』은 한 도시에서 벌어진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이자, 집단이 어떻게 침묵에 익숙해지고 판단을 유예하며 마침내 공범이 되어 가는지를 해부하는 기록이다. 여기서 추적의 대상은 범인이 아니라 구조이며,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이 가능해진 심리이다.


미세스 미오와 미스터 지오로는 서로 대극에 놓인 두 인물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읽는다. 그들의 추리는 단서를 향하지 않고, 침묵의 배열과 선택의 회피, 그리고 책임이 사라지는 지점을 향한다.


이 기록은 한 도시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지금 여기의 이야기다. 특정한 시대와 장소를 가리키면서도, 어느 사회에서든 반복될 수 있는 집단의 초상을 담고 있다.

♤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겨울 풍경(Winter Landscape)」, 1811.
– 안개 속에 잠긴 교회와 눈 덮인 땅. 신앙과 구원의 표식은 보이지만, 도달하기까지는 긴 침묵의 겨울을 통과해야 한다는 듯한 풍경.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