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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빈 May 09. 2024

그대의 찬란한 프레젠테이션, 제가 도와드릴게요.

#프레젠테이션 #발표 #스피치

살면서 만나는 발표의 순간들, 생각만 해도 긴장되고 떨립니다. 그동안 들인 노력과 시간이 단 몇십 분 간의 발표로 점수가 매겨지고 다시 되돌릴 여지도 없이 낙장불입이니 실수는 치명적입니다. 빼곡하게 스크립트를 작성해 보지만 적을 때뿐이지 막상 입을 떼려 하면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보고 그대로 읽으면 좋겠는데 그건 또 아닌 것 같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청중들과 아이 콘택트는 못할망정 고개를 푹 숙인 채 정수리만 보여줄 수는 없으니까요. 다 외우자니 시간도 부족하고 부담이 더해집니다. 무대공포증 때문에 긴장해서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 시간이 멈춘 듯 흐르는 침묵, 그 자리에서 땅속으로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혼자만의 일이라면 내가 손해 보고 그만인데 대부분의 발표는 팀 과제의 결과물이고, 부서의 전략이 담긴 중장기 계획이고, 매출을 위한 경쟁 입찰, 회사의 생존을 위한 자금 유치를 목적으로 합니다. 도망칠 수도 없고, 망쳐서도 안 됩니다. 반드시 해야 합니다. 열심히 한다고 좋은 결과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야 함은 분명합니다. 


준비할 시간이 넉넉하다면 도움이 될까요? 하지만 어떻게 하는 게 잘하는 발표인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뭔가는 하고 있지만 이렇게 준비하는 게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두려운 과업을 멋지게 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즐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마도 타고난 무대 체질인가 봅니다. 영업, 마케팅 담당자나 대표들은 대체로 발표를 잘합니다. 원래 하는 일이니까, 많이 해봤으니까 잘하겠지 싶은데 그렇다면 그들은 처음부터 잘했을까요? 나도 잘하고 싶은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오락가락합니다. 


공감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해결책입니다. 그리고 '넉넉한 준비 시간'이 아니라 '제대로 된 준비 방법'입니다. 대처 방법만 알고 있으면 얼마든지 방어할 수 있습니다. 준비하기에 여유로운 발표는 세상에 없습니다. 팀 과제는 언제나 전날까지 밤을 새우고,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도 발표 직전까지 고치는 일이 허다합니다. 


저는 프레젠테이션을 잘합니다. 프리젠터가 필요할 때 전문가로 파견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발표도 많이 도와줍니다. 대중 앞에서 멋지게 연설하는 분들의 실제 준비 과정을 함께하며 발표가 주는 긴장감과 부담은 누구에게나 똑같다는 걸 느낍니다. 저는 발표를 앞두고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먹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발표를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즐기는 편에 속합니다. 참고로 소심한 A형이고, MBTI는 99% 내향형입니다. 방송인 출신도 아니고 평범하게 회사 다니던 사람입니다. 이런 제가 어떻게 발표와 친하게 되었을까요? 


저는 이제 발표를 하기보다는 듣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평가와 심사를 하면서 발표를 듣다 보니 제가 직접 할 때와는 또 다릅니다. 제가 준비하던 경험들,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던 다양한 상황들, 그리고 청중의 입장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표를 두려워하는 분들, 혹은 더 잘하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의 발표 준비를 도와드릴 때는 거의 말로 하다가 글로 쓰려니 구성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원래 하던 대로 하려 합니다. 마주 앉아서 개인 레슨 하는 것처럼 자세하고 다정하게 말씀드릴게요. 발표 디데이를 앞두고 촉박한 일정을 가진 분들과 함께하다 보면 더 해드리고 싶은 게 많은데 그러지 못해 아쉬울 때가 많았어요. 지금은 그런 걱정이 없어서 좋습니다. 알고 있는 것, 하고 싶은 말, 모두 유감없이 풀어놓을게요. 


저와 대면하지 않으니 못해도 민망할 것도 없고, 과제가 없으니 부담도 없습니다. 에세이처럼 물 흐르듯 편하게 읽으시면 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여러분의 '찬란한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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