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
이른 봄에 핀
한송이 꽃은
하나의 물음표다
당신도 이렇게
피어 있냐고
묻는
-도종환 '한송이 꽃' 전문
내가 읽던 시집의 추억은
한 권에 2000원 일 때 이후로 멈춰 있었다.
황지우 이성복 최승자에서
기껏 나간 게 최영미였다.
그러다가
요즈음
해 질 녘 창가에 앉아 읽는다.
이제는 만원이 되어버린 수만큼의
시인들을 다운로드하고,
선별하여 삭제한다.
불을 켤까
아니 말까 하다가..
불을 켜려고 일어날 것 없이
어둑해질 무렵이면 덮는 책
오로지 '적당해야만'하는 독서량이
중년을 스산함에서 구원하리라.. 믿으며
첫 글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