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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과마눌 Apr 20. 2019

송찬호, 복사꽃

꽃싸움에서는 이길 자 없다

복사꽃 


                                     송찬호



옛말에 꽃싸움에서는 이길 자 없다 했으니 


그런 눈부신 꽃을 만나면 멀리 피해 가라 했다 


언덕 너머 복숭아밭께를 지날 때였다 



갑자기 울긋불긋 복면을 한 


나무들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바람이 한 번 불자 


나뭇가지에서 후드득 후드득, 


꽃의 무사들이 뛰어내려 나를 에워쌌다 



나는 저 앞 곡우(穀雨)의 강을 바삐 건너야 한다고 


사정했으나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럴 땐 술과 고기와 노래를 바쳐야 하는데 


나는 가까스로 시 한 편 내어놓고 물러날 수 있었다 





                                    -송찬호, 문학과지성사,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에서


간간히 소식을 전하는 남동생놈의 카톡에

동네에 진창으로 핀 꽃으로 답을 했더니


누나도 늙어 가는구나

꽃으로 도배를 때리고..한다


순딩순딩하던 놈을 잡아간

사납은 세월이 미워라


그리 패폭했다간

또 부아를 돋울까


아..네..

당신의 분노 덕에 

내 꽃 구경해요 

하트뿅뿅~


살 수록 처세빨이 늘어나니,

세상에 못 터득할 기술은 없는듯


꽃미모만이 넘사벽일세. 쳇!





* 사진 위는 시인의 시

* 사진 아래는 쑥언늬 사설

* 사진 속 됴화는 동네 듕국언늬네 집앞에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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