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싸움에서는 이길 자 없다
복사꽃
송찬호
옛말에 꽃싸움에서는 이길 자 없다 했으니
그런 눈부신 꽃을 만나면 멀리 피해 가라 했다
언덕 너머 복숭아밭께를 지날 때였다
갑자기 울긋불긋 복면을 한
나무들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바람이 한 번 불자
나뭇가지에서 후드득 후드득,
꽃의 무사들이 뛰어내려 나를 에워쌌다
나는 저 앞 곡우(穀雨)의 강을 바삐 건너야 한다고
사정했으나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럴 땐 술과 고기와 노래를 바쳐야 하는데
나는 가까스로 시 한 편 내어놓고 물러날 수 있었다
-송찬호, 문학과지성사,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에서
간간히 소식을 전하는 남동생놈의 카톡에
동네에 진창으로 핀 꽃으로 답을 했더니
누나도 늙어 가는구나
꽃으로 도배를 때리고..한다
순딩순딩하던 놈을 잡아간
사납은 세월이 미워라
그리 패폭했다간
또 부아를 돋울까
아..네..
당신의 분노 덕에
내 꽃 구경해요
하트뿅뿅~
살 수록 처세빨이 늘어나니,
세상에 못 터득할 기술은 없는듯
꽃미모만이 넘사벽일세. 쳇!
* 사진 위는 시인의 시
* 사진 아래는 쑥언늬 사설
* 사진 속 됴화는 동네 듕국언늬네 집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