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신에게

일상리뷰

by 쑥과마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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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 달의 일용할 양식이 도착하였다.
미주 알라딘 신에게 감사를...

가을걷이 끝나고
김장을 해 놓은 주부의 마음이 이리 든든하리라

75불 이상부터 프리 쉬핑
200불 이상은 20불 적립해 준다고 속살거려
요번 달은 이백 불어치를 질렀다.

내가 이리 셈에 빠르고 알뜰한 지를
남편만 모르는 듯하다.

쌓여가는 한국 책이
집에 그득한 삼 형제의 책과 섞이어
보는 것만으로도 뚝배기가 아파오는 남편이
그만하면 안 되겠냐고 눈치를 준다

..그냥 빽 하나 산다고 생각해..하는 나의 말에,
..빽은 한번 사고 말잖아..라고 말대답이다.

..아닌데..꽂히면, 깔별로 사는데..
..근데..빽 하나에 얼마인지 알으?..하니,
..이삼백불 하겠지..하며 청순한 얼굴을 들이민다.

헐~
대놓고 정확한 숫자로 오금을 박으려 하는데,
가방만 사온 지난 이십여 년에
빽 하나의 가격을 나도 어물쩍 모르겠다

육아와 생존에 관련된 것외의
모든 것의 시세가 가물가물해진 사이
그 사이에 문화혁명이라도 일어난 듯,
책들은

페이지마다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형형색색의 이파리를 뽐내고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바
본격 육아가 시작되기 전 읽은 작가라곤
표절시비가 있기 전부터
홀로 천대해 왔던 신경숙.
이제는 이름으로만 남은 듯하나,
본인은 무척 편안해 보이는 공지영.
특별할 거 없는 이야기인데도
매끄럽게 뽑아내던 박완서 할머니 정도였는데..

그 사이
작가들은 굴 하나씩 파고
벽화 하나씩을 그려 놓고 있었다.

유려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상처만 파는 한강
메마르게 묘사해서 더 아픈 권여선
일상의 비겁함을 맹숭맹숭한 얼굴로 화악 찔러대는 김금희
그리고
이제 배달받은 저 책들을 통해 만날 또 다른 무림의 고수들


그들과의

일전을 앞두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한컷.


알라딘이 보낸 열네 권의 책이

백사십권이 되고

천사백권이 되면

나도 마법의 양탄자에 올라탈 수 있는 건지.

타고 빽을 드디어 사러 갈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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