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작가

by 쑥과마눌

한동안 빠졌던 한강 작가의

온갖 상처받은 영혼 불러들이는 글에

혼을 털리고, 기가 빨린듯하여..

좀 가볍게 가자하여 읽은

너무 한낮의 연애는

제목만 가벼울 뿐이다.


한낮의 연애가 아니라,

너무 한낮의 연애이기 때문이라고..

아재 개그를 날려본다.


일상을 살아 내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의

지극히 평범한 삶이

이리도 위태로우며 아슬아슬한지.


그 삶을 살아가는 마음들이 묘사된 글을 읽으며,

세속에 잔혹한 기사와 화제에 물 든 나는

바로 뒷페이지에 두둥~하고 나타날

엄혹하고 비정한 전개를 자꾸 예측하였고,

그 예측은 늘 빗나가서

더욱 애가 탔다.


너무 한낮의 연애는

언제나 늘 잔혹한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시작하다가 끝이 나는 것처럼

아슬아슬하다가,

또, 아슬아슬하다가

뭔가 나올 듯 아슬아슬하다가


장편이든가?

끝장이 몇 페이지 안 남았는데.. 하는 순간에 멈춘다.


그 시점은 언제나 한낮이고,

너무 한낮인데,

찬란하고 밝은.. 이 아닌

적막하고 불안한

아무것도 안 일어나는 듯

모든 것이 일어나는

그런 시간들이다.


보통사람들의 삶과 시간이 그러하지 않은가..

해묵은 관계와 상처들이 남긴 위태로움에

죽을 똥 살 똥하다가

임시방편이라도 생기면,

반보도 더 나아가지 않고,

딱 멈추지 않는가..


지나간 경험들이 주인공들에게 속삭인다.

알면 다친다고..

님하 그 선 넘어가, 부디 진실에 직면하지 마소..라고.


그래서,

성인이 행한 잔칫집의 기적의 포도주마냥

뒤로 갈수록, 좋아지는 김금희의 단편은

뒤로 갈수록, 더욱 아슬아슬하게

풀어헤쳐지려 한 상처들을 간신히 외면하고,

상처의 원인을 애써 회피한다.


몽상은 노래처럼 리듬이 있는 것 같았다. 멈추고 연속되고 하면서 주기를 만든다. 큰오빠는 우리 원수이지만 우리 가장이고 우리 가장은 인간 말종이지만 지금은 죽음과 신 앞에 선 가엾은 단독자이며 원수를 갚으려는 전직 샐러리맨이다.


그렇게 몽상하다 멈추고 몽상하고 몽상하다 보면 그런 일들이 다 맨숭맨숭해지면서 그냥 그런 보통의 일이 된다. 샐러리맨도 보통이고 마귀도 보통이다. 인간 말종도 원수도 가엾은 단독자도 다 보통의 것, 그냥 심상한 것, 아무렇지도 않은 것, 잊으면 그만인 것, 거기서 거기인 것들이다.


누구를 용서하고 말고 할 것 없이 불행을 일반화, 불행을 평준화, 불행을 보통화해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보통의 시절 中에서>


간신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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