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잊어서.. 사랑

리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by 쑥과마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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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작가는 글을 참 재미있게 쓰고,

흡인력있게 끌고 가며,

누구나 한마디씩 하게끔 공감하는 주제를 톡톡 잘 건드린다.


그러나, 구성과 마무리가 약해서,

초반에 끌고 나가던 그 힘이

중간이후로 빛을 잃어 흐지부지되고 마는듯하다.


이 책 역시도 그러하고..


그래도, 박민규 작가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책을 읽는 모든 독자에게

읽으면서 입이 간질거리게 하는 매력을 가졌다.

특히나, 그 독자가 청춘을 정통으로 지나치는 이삼십대라면 말이다.


출간된지도 좀 되었고, 많이도 회자되고,

더 이상 내 리뷰따위는 먼지에 티끌하나 보탬밖에 안될텐데도

나 역시 읽는 내내 같이 이야기할 누군가가 참 그립더라.


사람이 살면서,

특히, 여자로 살면서

겪을 수 밖에 없는 외모를 둘러싼 그 많은 이바구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가 숱하게 표현되었는데도 뭔가 미진하고,

말하자니 치사하기도 하고, 잘난 척하는거 같기도 하고,

사진부터 까고 말하라는 아우성이 귀에 쟁쟁하게 들리는 거 같기도 한

타이밍 이 시대, 장소는 대한민국, 통과하는 시기는 현재젊음이 배경인 소설이기 때문인듯 하다.



읽으면서 이제는 잊혀졌던 지난 날의 감정들에

그간 죽지도 않고 또 온 각설이를 보는 것마냥 허걱했다.

내가 어떻게 생겼었고, 어떻게 대우받았고, 어떻게 살아왔는지..와는 관계없이,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내 생김이

평온을 위장하고 있지만,

열등감과 우월감으로, 밀물과 썰물처럼 오가고,

결국은 못생기고 못났다고.. 각인되어 있기에 말이다.


친절에 움추렸고, 농담에 찔렸고, 놀림감이 된거 같았고,

뒤에서 속닥거릴 꺼라고 느껴지는 그 뭔가에 스스로 쫒겼던 지난 날

그 못남의 기억들이 이불킥각으로 살아나서

오늘 다시 내 고개를 떨군달까.


허나, 작가가 직접 밝혔듯이

심하게 못생긴 여성을 사랑하고, 구애하고, 연애하는 서사를 지닌 최초의 소설이라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작가의 주장과 달리 내게

그저 그런 사랑 못 해본 사람이 상상하는

사랑을 공상과학 SF계열로 날려버리는 사랑을 가장한 적선형 사랑비스무리 이야기로만 들렸다.


소설이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가는 못생김에 대한 끊임없는 의식하고 읊조리는 것은

그 미경험의 증거이고 증명이리라.


사랑 함 사랑해 봐라.

그 사람의 외모를 잊는다.

피부도, 언어도, 눈 색깔도, 길고 짧음도..

다 잊는다.

달리 미치는 게 아니다.


못생김은 맨 처음 진입의 장벽만 높일 뿐,

본 궤도 오르면 기승전결의 프로세스는 같을 뿐이다.


부끄러워하거나, 부러워하지 말자고, 챕터까지 따로 붙인

이 소설의 테마는 늘 진리인데..

외모가 아니라,

못남에 대한 나의 반영이고,

사랑을 하고, 또 사랑을 받는 자세에 해당되는 말이라는 거.

영민한 청춘들은 버얼써 알아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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