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남시인
끓인 밥을
창가 식탁에 퍼다놓고
커튼을 내리고
달그락거리니 침침해진 벽
문득 다가서며
밥 먹는가.
앉아 쉬던 기러기들 쫒는다
오는 봄
꽃 밟을 일을 근심한다
발이 땅에 닿아야만 하니까
- 장석남, 입춘부근
이곳저곳에 써 놓은 글을 옮긴다.
마음이 있어, 끄적거려 놓고도,
변심한 애인처럼
쓰인 그 곳에 버려 놓고
돌아 보지 않았다.
병이다
저 즈음에는 꽃 밟을 일을 근심하는 시인을 근심하는 마음이 있었건만..
초등학교를 갓 졸업하는 애들에게
담임선생님이 한마디씩 하는 자리에서 들은 말을 기억할란다
"We often miss the opportunity because it looks like 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