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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경 Sep 28. 2021

공연 분석과 홍보콘텐츠 발굴이 기획의 반이다!

@ 2016 한국문화재재단 궁중문화축전_축제 홍보기획


공연홍보기획자로 일을 하면서 점점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고, 또 중요해지고 있는 것은 공연 홍보콘텐츠다. 나는 공연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하는 기관, 공연예술축제, 상설공연(제작공연 및 운영) 등 다양한 조직의 형태에서 공연홍보기획 일을 해왔다. 현재는 공연만 운영하는 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한 곳에서 오래 일을 하는 것도 좋은 점이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 본다면 다양한 조직의 형태에서 일을 해 본 경험이 새로운 관점들을 갖게 해줬다는 점에서 확실히 질적으로 다른 경험치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홍보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나의 다양한 이력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 것은 공연운영의 조직 형태와 특성에 따라 홍보기획 업무의 접근이 약간씩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홍보콘텐츠의 구성과 범위도 달라지고, 홍보할 공연을 어떤 식으로 분석하는지도 달라진다. 사실 분석이라는 거창한 말을 붙이지 않아도 된다. 홍보할 공연이 어떤 공연인지에 대해 심도 있게 관찰하고 하나라도 더 많은 정보를 알려고 노력하면 되는 일이니까. 공연홍보의 시작은 바로 이 지점부터이며, 이를 기반으로 홍보메시지와 콘텐츠를 발굴하고, 각 홍보채널에 맞게 재가공하여 공중(관객, 내/외부 이해관계자 등)에게 알리면 된다.


@ 2016 한국문화재재단 궁중문화축전_축제 홍보기획


사실 이 단계를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곳은 제작공연을 하는 조직이다. 공연 팀을 섭외하거나 초청공연 위주로 공연이 진행되는 곳은 하나의 공연을 심도 있게 살펴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공연은 계속 돌아가야 하니 다음 공연 홍보를 계속 준비하고 진행해야 하며, 홍보시점을 맞추려고 하다 보니 홍보콘텐츠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만을 취사선택해서 부각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는 기본적인 홍보메시지를 잘 살려내는 것만 해도 다행이긴 하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보면 홍보콘텐츠는 딱 한 가지 밖에 되지 않는다. ‘어떤 공연 팀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공연을 한다.’ 라는 가장 기본적인 콘텐츠를 알리는 것으로 끝이 난다. 또한, 메시지도 단순화 되어버린다. 물론, 이것만으로 관객들이 공연에 전폭적인 관심을 보여준다면 너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공연홍보의 성과 측정을 하기가 어려운 게 바로 이런 부분인데, 어떤 요인들이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오게끔 만들었는가, 이 요인들은 너무나 많고 수치화하기 어려운 것들이 대부분이라 성과 측정이 쉽지 않은 것이다.


@ 2016 수림문화재단 북촌뮤직페스티벌_축제 홍보기획


까마득하지만 공연경험이 많지 않았던 그 시절에는 기본 홍보만을 하기에도 버거웠다. 하지만 경험들이 쌓일수록 나는 단순 홍보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고, 그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다양성과 기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의 몸소 체감을 통해 일의 경험치를 쌓아왔지만, 그런 과정들을 통해 나는 업무노하우들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는데 홍보콘텐츠의 다양성과 기획이 빛을 발했던 때는 상설공연 제작 및 운영 프로젝트를 했을 때였다.


하나의 공연이 몇 개월 동안 진행되어야 하는 상설공연의 특성상 공연이 시작하기 전과 시작하고 난 후의 홍보가 약간 다르게 진행되어야 했다. 우선 공연이 오픈하기 전에는 공연을 알리는데 초점을 두었고, 공연을 오픈하고 나서는 관객들이 공연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과 아직 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들을 발굴하는 부분 두 축으로 나누어 홍보기획과 마케팅을 동시에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는 단순 홍보만으로는 홍보기획이나 마케팅이 이루어질 수 없다. 홍보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적재적소에 홍보매체를 통해 노출시킴으로써 관객들이 공연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때문에 지속성이 중요하다.


@ 2016 수림문화재단 북촌뮤직페스티벌_축제 홍보기획


홍보콘텐츠의 발굴은 공연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시선으로부터 가능하다. 예를 들면, 공연의 소재가 되는 것들 또는 작품의 출발점이 되는 창작진들의 아이디어와 생각 혹은 제작과정, 또는 배우, 연기, 안무, 음악, 무대 등 공연과 관련된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홍보콘텐츠가 될 수 있다. 이렇게 홍보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으로 기획의 반이 끝난 셈. 이를 어떤 형태로 어떻게 노출시킬 것인가 하는 부분 역시 고민의 지점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제대로 일을 하는 공연홍보기획자라면 정말 쉴 틈이 없다. 비단 공연뿐만 아니라 홍보를 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럴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공연홍보기획자는 성실함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하며, 창의성과 함께 공연의 흐름을 읽는 촉을 늘 세우고 있어야 한다.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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