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서 온 편지] 눈과 얼음의 땅, 라플란드
동화 《눈의 여왕》과 영화 〈겨울왕국〉의 배경이 된 곳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펭귄의 친구 북극곰입니다. 직업은 에디터예요. 펭귄보다 조금 더 느리고, 조금 더 섬세하죠.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늘은 펭귄 대신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릴 거예요.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에디터 북극곰이에요.오늘은 제가 사는 땅인 북극권, 그중에서도 ‘라플란드(Lapland)’에 대해 소개할 겁니다. 라플란드는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북부와 러시아의 콜라반도를 아우르는 유럽 최북단 지역을 말합니다. 흔히 ‘북유럽’이라 하면 연상되는 혹독한 추위와 새하얀 설경은 대부분 라플란드의 것입니다. 백야와 극야가 극명하게 나타나 여름에는 온종일 해가 지지 않고, 겨울에는 낮이 되어도 해가 뜨지 않죠. 라플란드란 ‘라프족의 땅’이라는 뜻이에요. 아주 오래전부터 라플란드 일대에서 살아온 라프족은 사미족 또는 사메족이라고도 부릅니다.
라프족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인 영화 <겨울왕국>의 크리스토프와 순록 스벤 ⓒDisney좀 낯선가요? 그렇다면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을 떠올려보세요. 주인공 안나와 함께 모험을 하는 얼음장수 크리스토프가 바로 라프족을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랍니다. 영화 속에서 크리스토프가 순록 스벤과 늘 함께했던 거 기억하나요? 본래 라프족은 순록을 데리고 다니며 오두막을 짓고 생활하는 유목민이었습니다. 라프족과 순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죠.
위의 표지판을 좀 보세요. 라플란드의 도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물 주의 표지판입니다. 이 중에서 무엇이 순록일까요? 정답은 세 번째! 마치 나뭇가지처럼 위로 뻗어 자라는 뿔이 순록의 특징입니다. 첫 번째는 무스, 두 번째는 사슴 표지판이에요. 순록과 무스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스는 주둥이가 둥글고 손바닥 모양의 낮고 넓적한 뿔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플란드에서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이런 동물들이 가끔씩 튀어나와 조심해야 합니다.
고속도로 위의 순록 가족〈겨울왕국〉하면 자연스레 생각나는 동화가 있죠. 네, 맞아요.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동화 작가 한스 안데르센이 쓴 《눈의 여왕》입니다. 이 동화의 배경도 라플란드죠. 눈의 여왕이 데려간 친구 카이를 찾기 위해 주인공 게르다는 눈과 얼음의 땅 라플란드로 향한답니다. 온갖 고난에도 불구하고 카이를 되찾은 게르다의 이야기를 통해 진실한 사랑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느낄 수 있어요.
"눈의 여왕이 카이를 데려간 모양이네. 어디로 갔을지 알 것 같아.
내가 태어난 곳에 눈의 여왕이 사는 성이 있단다."
순록은 게르다를 등에 태우더니 라플란드가 보일 때까지 쉬지 않고 달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게르다의 눈에 하얀 성 하나가 보였습니다.
눈의 여왕이 사는 곳답게 눈밭 위 얼음 나무들 사이에 우뚝 솟아 있었지요.
- 동화 《눈의 여왕》중에서
세계적인 동화 작가 한스 안데르센(1805~1875)1805년 덴마크의 작은 마을 오덴세에서 태어난 안데르센은 14세 때 배우를 꿈꾸며 수도 코펜하겐으로 떠났습니다. 그러다 글 쓰는 재능을 발견하고 1835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합니다. 이후 《미운 오리 새끼》, 《인어 공주》, 《성냥팔이 소녀》, 《벌거벗은 임금님》 등 200여 편의 동화를 남겼죠.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깨달음을 전하는 안데르센의 작품들은 200년 가까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자,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덴마크를 비롯해 북유럽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더 풀어놓고 싶은데, 아쉽군요. 다음에 또 찾아올 일이 생기면 스웨덴과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의 이야기들도 들려드리도록 하죠. 그럼 안녕히.
《북유럽 인문 산책》| 홍민정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