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 내면의 이방인들을 위한 격려
전에 사람들은 다 각자의 언어로 말한다고 하셨죠.
저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잘 못 알아듣는 거 같아요.
호의로 알아듣고 다가갔는데 아니라고 밀려났습니다.
거절로 알아듣고 피해 줬더니 굳이 이렇게 여기까지 찾아와서 저러는 게
다시 시작되는 호의인지, 거절에 대한 미안함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어렵네요.
못 알아듣겠다니 답답은 하겠네.
근데 못 알아들은 채로 그냥 둘 건가.
통역사라는 사람이?
모르는 말이면 공부를 해야지
단어도 순서도 느낌표인지 물음표인지
자네가 쓰는 말이랑 다를 텐데
잘 들여다보고... 잘 해석해 봐.
이 사랑 통역되나요? 7화 중에서
로코물이라 기대하고 시청하다가 밤을 새 버렸다.
12화를 다 보고 나서 느낀 나만의 느낌은 로코물이기보다는 한 사람의 심리상담과정을 지켜보는 느낌이었다. 물론 내가 심리상담사라서 그렇게 느끼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시리즈를 끝내자마자 글을 남겨야겠다 느낄 만큼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들의 모습만으로도 사랑만 가득할 것 같은 이 작품은 우리가 표현하는 겉모습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내면의 다양한 자신만의 언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국적이 다른 사람들에게 통역이 있어야만 소통이 되는 것처럼, 아니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이 내면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통해 진심을 이해하는 일이다.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이 경험하는 종잡을 수 없는 내면의 목소리들
자신을 한껏 비웃고 욕하고 조롱하기도 하고,
수습이 되지 않을 충동적인 행동으로 후회하게 하고
때로는 공포에 휩싸여 도망치게 하기도 하는
마치 다중인격이 된 것만 같은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내게 말하게 된다.
내 마음을 도통 나도 알 수가 없다고
마치 양파처럼 여러 겹으로 쌓여버린 내 속에서 때로는 스스로를 무서워하고 불신하고 혐오하게 되는 나는 어떻게 행복을 찾아갈 수 있는지를 이 드라마는 연인과의 관계를 통해 보여주곤 한다.
도라미에게 지지 말라고 최무희를 응원할게요.
거짓말을 하고, 때로 물건을 훔치고, 욕을 하고, 비난과 조롱을 일삼는 내 안의 목소리인 도라미.
다정함을 폭력으로 되갚는 이 낯설고 폭력적인 내 안의 타인을 안아주고 위로해 주는 연인과의 관계 속에서
용기를 내어 공포에 끝을 직면할 수 있게 하는 이 드라마는 진정한 행복과 사랑은 동화책 같은 행복과 사랑을 포기하고 현실의 잔인한 비극을 수용하는 것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아프고, 괴롭고, 외롭고 불안하다.
어떨 땐 그 이유가 무엇인지도, 누구를 원망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애써 괜찮은 척 외면하며 돌아보지 않게 되면 그 슬픔은 좀비처럼 다시 되살아올 뿐
포장된 행복이 우리를 성장시킬 수는 없다.
내가 외면해 버린 추하고 더러운 모습을 나를
다정하게 안아줄 수 있는 용기
Amami, Alfredo, amami quant'io t'amo... Addio!
사랑해 주세요, 알프레도, 내가 당신을 사랑하듯이... 안녕!
9화 중에서 '라 트라비아타' 중에서
미움과 증오는 사랑의 다른 표현일 지도 모른다.
나를 괴롭히고 증오하는 내면의 목소리는 사랑해서,
사랑을 받고 싶어서 호소하는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오래간만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독특한 색감의 로맨틱 드라마가 나왔다.
이 사랑 통역되나요?
긴 여운이 남아 지난밤 졸린 눈을 비비며 넘겼던 순간들을
다시 되돌아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