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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지기 Jun 18. 2016

스케치 쉽게 하기/김충원

미술에 대한 열정을 되찾아 주는 책

기초와 개성은 한꺼번에 잡을 수 없는 두 마리 토끼입니다.

그림 그리기와 프로그래밍에 공통점이 있다면, 밑그림이 튼실해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그림의 경우 밑그림을 바탕으로 바로 구현에 들어가서 단계적으로 완성해 가지만, 프로그래밍의 경우는 밑그림 단계에서 이미 작품에 대한 요구조건과 기능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능숙한 화가들은 밑그림 없이도 상상만으로 큰 그림을 척척 그려내지만, 프로그래밍의 경우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구현 보다는 설계에 더 무게를 실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설계가 확실하면 확실할수록 누가 그려도 별 차이없는 소프트웨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좋은 드로잉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에게 배워야 한다는 것이고, 또 아무리 좋은 선생님을 만나도 스스로 깨치지 못하면 발전의 가능성은 없다는 것입니다.

 프로그래밍이란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여 최적의 해법을 찾아내는 이산 수학이다. 그에 반하여 그림 그리기란 정해진 해법 없이 자유롭게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가깝다. 알고리즘의 엄격함과 자유로운 스트로크. 쉽게 생각하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분야는 놀랍게도 공통적인 매력을 풍기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예술'이라는 단어로 수렴되는 '상상력'이다.

입체적인 공간을 평면적으로 파악하고 대상의 깊이를 표현해내지 못하는 것도 충분한 관찰과 분석을 거치지 않고 습관에 따라 그림을 그리기 때문입니다.

상상력이란... 우리 시대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필요하다고 외치는 말이 되어 버렸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능력이지만 오히려 누구나 가질 수 있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아이러니가 되었다. 요즘에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이야 말로 이 상상력이라는 마을을 지나야 완성할 수 있다고들 말한다. 그래서, 이 마을에 들어오기만 한다면 과학자든 농업인이든 아니면 정치인든간에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가슴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던 미술에 대한 열정의 불씨를 살라 아련하기만 했던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지은이가 책 뒷면에 쓴 글처럼, 이 책은 그림을 전공으로 시작하려고 마음먹은 이들 보다는 오히려 취미나 꿈으로 간직한 이들에게 더 소중하게 느껴지지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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